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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쉬나? 다른 데는 쉰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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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5-16 15:44
  • 조회수 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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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쉬나? 다른 데는 쉰다던?”

 

신문의 날·대체 휴무두고 각 사 치열한 눈치싸움

인력부족·과도한 업무량 등 고질적인 문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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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공휴일이라고 불리는 빨간 날 쉬지 못한다. 공식 휴일로 보장된 것은 ‘신문의 날’과
‘어린이 날’ 정도. 그런데 그 이틀마저도 광주전남 기자들은 쉽게 쉴 수가 없다.

 

번아웃(burn out) 탈진증후군.

백과사전에 따르면 탈진 증후군의 증상은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자기혐오 등에 빠진다고 정의하고 있다.

바로 광주전남 일선 기자들이 흔히 겪고 있는 증상이다.

열악해져가고 있는 회사 사정상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빠진채 하루를 보내고 있는 기자들은 휴식이 필요하다.

떨어져 나가는 자와 간신히 버티는 자만 있을 뿐, 행복한 자는 없는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는 직업 특성상 보장된 휴일은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다.

2019년 달력을 살펴보면 올해 공휴일은 설날, 추석 명절 6일을 제외하고 9일이다.

이중 신문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보장된 휴일은 신문의 날어린이 날단 이틀이다. (그것도 일부 신문사의 경우 신문의 날은 쉬지 않는다) 그런데 보장은 됐지만 무조건 쉬는 것은 아니다. 쉬는 것에도 여러 절차가 있다. 일단 혼자 쉬면 안된다. 다른 곳도 쉬어야 쉴 수 있다. 아울러 주중 한 가운데 떡하니 휴일이 있으면 그것도 어렵다. 무엇보다 광고가 하루 쉴수 있는 날이어야 한다. 여기에 최종 결재권자의 의지도 중요하다.

이러다보니, 올해 신문의 날도 어김없이 각 신문사들의 치열한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남도일보가 대체 휴무일을 44일로 결정한 이후 광주매일신문 11, 전남매일 18, 광남일보 25일 등 대체휴무 결정이 잇따랐다.

이밖에 광주일보, 무등일보는 연차 휴가로 대체이라는 자구책을 내놨다.

이에 기사의 주제는 신문의날 대체 휴무지만 지면을 빌어 왜 신문기자들이 휴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기자는 노동시간 자체가 생각보다 긴 직종이다. 한국언론재단이 지난해 실시한 13회 언론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자들은 일주일 평균 22.4건의 기사를 쓰고 있으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약 6시간 10,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약 10시간 5분으로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훌쩍 넘었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이라는 응답도 무려 94.5%로 나타났다.

긴 노동시간은 정신·육체적 소진을 야기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특히 신문기자들은 늘어나는 업무에 따른 충분한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부족 문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간신히 신문을 찍어 낼 정도의 인력만을 고용하는 경영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신문사는 편집국 인원이 일정수준 이하가 될 때까지 인력 추가채용은 없다고 못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A기자는 취재기자는 물론 인력은 매우 적어 한 기자가 많게는 수십군데의 출입처를 맡는 경우가 많다쏠림현상이 심해 단기간에 근로를 지나치게 해야 될 때가 많아 가끔 열정페이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업무량에 대한 과부하를 덜어줄 일을 하지 않을 조건즉 휴무나 연차 제도가 원할한 것도 아니다. 실제 지역 언론사들은 연차휴가나 대체휴무 등과 별도로 안식휴가, 근속휴가 제도도 마련한 곳도 있지만 실질적인 소진여부는 천차만별이다. 일부 방송사 등은 연차 소진율이 높은 편이지만 다른 곳은 연차를 쓰지 못하는 게 일반적일 정도로 편차가 크다.

필자 또한 지난해 연차일수 15일 중 여름휴가 5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쉬지를 못했다.

맘 편히 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것도 연차 사용을 꺼리고 있다. 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차를 쓴 기자들이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 불안하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규모가 작은 회사에 근무할수록, 연령이 어리고 근무연한이 짧을수록 이런 어려움은 커진다.

B기자는 총무국에서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있지만 편집국 분위기는 휴가원 내기가 어렵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가 쉬면 다른 사람에게 내 업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와함께 기자를 둘러싼 주변 환경도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기를 떨어트리는 요인중 하나다. 고연차 선배들이 고임금과 사회 엘리트로서 대우받는 위치에서 활동했다면 저연차 기자들의 역할과 평판은 과거보다 많이 퇴색돼가고 있다. 출입처나 취재원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회사마다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하루 휴무에 목을 멜수 밖에 없는 신문기자들의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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