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이야기] “봄도 됐는데 점퍼 하나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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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5-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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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도 됐는데 점퍼 하나 사주세요”
각 사별 단체복 생각보다 많아…체육대회 땐 기죽기도
회사별 빈익빈 부익부 확연…옷 한 벌에 희비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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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과 광주매일신문 단체복
신문사 기자 A씨는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체육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작부터 기가 죽곤 한다.
A씨를 기죽게 만드는 대상은 다름 아닌 다른 회사의 단체복. 회사 로고가 들어간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에서는 활용하기 쉽지 않지만 단체복을 맞춰 입고 오는 모습을 볼 때면 자신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진다.
A씨는 “특히 체육대회는 결속력과 애사심이 생명인데 단체복을 입은 회사를 보면 경기도 시작하기 전에 기가 죽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국 기자 B씨의 마음도 비슷하다. B씨가 입사하기 전 체육대회와 별개로 여성들은 경량점퍼를, 남성들은 바람막이용 외투를 맞췄다고 들었지만 B기자가 입사한 이후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B씨는 "야근을 하거나 급하게 현장에 나가야 하는 경우 다른 언론사 선배들처럼 회사 단체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학생들이 단체로 점퍼를 맞춰 입고 다니는 심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협회가 주관한 2019 한마음 체육대회 우승팀 남도일보는 지난 2018년 봄철 체육대회를 앞두고 한 벌에 20만원이 넘는 D사의 바람막이용 단체복을 맞췄다. 얇은 재질이라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체육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주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 기자협회 막내 회원사 뉴스1은 체육대회를 앞두고 티셔츠와 바람막이, 조끼 등을 단체로 맞췄다. 바람막이와 조끼, 티셔츠는 모두 합쳐 10만원대였다. 몇 해 전 취재 현장에서 입기 위해 기자들에게 지급한 점퍼는 20만원대였다.
광주매일신문은 2년 전 회사 상조회비를 보다 의미 있게 쓰기 위해 N사의 서밋 시리즈 바람막이용 외투를 구입했다. 그보다 몇 해 전 맞춘 겨울용 점퍼와 함께 두 번째 단체복이다.
당시 광주매일신문은 여러 후보 중 단체복을 선택하기 위해 일종의 시연회를 개최했으며 오승지, 임후성 기자 등이 참여했다. 광주매일신문은 회사 걷기대회나 새해 다짐 등산모임 때 해당 단체복을 자주 입고 있지만 체육대회 때 입기에는 다소 덥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개인용 트레이닝복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광주매일신문은 이후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에 대한 추가 구매 A/S도 잘 이뤄지고 있다.
오승지 기자는 “당시 선택한 빨간색이 혹시나 튀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현재는 절판되면서 의도치 않게 한정판이 됐다”며 “우리만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20만원 중반대 C사 바람막이를 현장·단체구매 할인 30% 적용받아 구입했으며 회사가 주최하는 마라톤대회나 취재 시 주로 사용하고 있다. kbc는 2018년 초 E브랜드의 10만 원 중반대 파란색 계통의 바람막이를 단체로 맞춰 입고 있으며 기자협회 행사나 취재 과정에서 착용 중이다. 전남매일신문의 경우 2018년 9월 회사 행사에 입기 위해 카라티를 맞췄지만 다소 촌스럽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부분의 직원이 입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해 12월 맞춘 털 달린 외투는 겨울이 되면 상당수 직원들이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단 한 번도 단체복을 맞추지 않았거나 최근 몇 년 동안 단체복을 보지도 못했다는 말하는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도 적지 않다. 광주일보는 2016년 말 노조비를 이용해 바람막이를 구매했지만 당분간 단체복을 맞출 계획이 없다. 전남일보는 약 7년 전 단체복을 맞춘 것을 마지막으로 단체복을 맞추지 않고 있다.
이후 입사한 한 기자는 "효용성을 떠나 3년이나 5년에 한 번씩은 단체복을 맞추면 소속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남일보의 경우 약 5년 전 N사의 바람막이용 점퍼를 맞춘 것을 마지막으로 회사 단체복을 맞추고 있지 않아 이후 입사한 10여 명의 기자들은 단체복을 경험하지 못했다.
무등일보 기자들이 단체복을 경험한 기억은 더 오래됐다. 약 10년 전 단체로 회사 티셔츠를 맞췄다고 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감감무소식이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취재하는 대부분의 젊은 기자들은 회사 단체복을 아직 구경하지 못한 셈이다. 무등일보 서충섭 기자는 “매해 새로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체육대회 등에서 함께 입을 수 있는 회사 단체복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BS의 경우 3년 전 회사나 사찰 행사 때 입기 위해 B사의 바람막이 점퍼와 아웃도어 점퍼를 맞췄다. CBS의 경우 과거에는 3년에 한 번씩 회사 단체복을 맞춰 왔지만 최근 7년 동안 단체복을 맞추지 않고 있다. MBC는 본사에게 일괄적으로 내려준 파란색 우비를 제외하면 단체복을 맞추지 않았으며 이는 연합뉴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자는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다른 회사 단체복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가을 체육대회를 앞두고는 회사가 기자들의 바람을 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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