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광주 법정 출석 뒷 이야기 - 수습기자 편(kbc 최선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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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4-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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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광주 법정 출석 뒷 이야기 - 수습기자 편
‘감히 그런 걸 묻느냐’는 듯 “이거 왜 이래!”
전두환에게 발포명령 질문 던진 kbc 최선길 기자
3월11일 낮 12시 34분,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에 검은색 에쿠스의 문이 열리고 전 씨가 내렸습니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던 전 씨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법정동 입구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전 씨가 포토라인에 잠깐이라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 건 3년차 기자의 경험 부족이었을까요, 전 씨가 포토라인을 지나쳐 걸어가자 함께 질문을 하기로 한 기자가 먼저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하십니까?’라고 물었지만 대답은커녕 경호원들은 저희를 더 심하게 제지했고 저는 다급하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라고 준비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전 씨가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보더니, “이거 왜 이래!”
혹시나 사과를 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보다는 당연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흔을 앞두고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던 그 사람이, 정정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는 호통을 친 것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거 왜 이래”라는 외침은 ‘나는 정말로 발포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라는 억울함이 아니라 ‘감히 네가 뭔데 그런 걸 묻느냐’라며 화를 낸 것 같았습니다.
일부러 ‘발포 명령을 인정하십니까?’가 아니라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라고 질문한 제 도발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자아도취일까요?
나중에 인터넷을 보니, ‘장군님께서 기레기들에게 훈계하신 것이다’, ‘나이 든 노인을 기자들이 밀치니까 화를 낸 것인데 갖다 붙인다’와 같은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씨의 외침엔 분명히 5.18을 부정하는 마음이 담겨있었고, ‘왜 나만 갖고 그래’라던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씨의 입장이 확실하단 것이 확인된 만큼 부디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최선길 k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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