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기자들의 봄은 바쁘다 - “준비운동 마치고 다시 뛸 봄날 시작”
게시글 작성정보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3-14 15:44
- 조회수 4,946
- 댓글수 0
게시글 본문
사건기자들의 봄은 바쁘다
“준비운동 마치고 다시 뛸 봄날 시작”
3·1만세운동 100주년부터 현재진행형 4·16과 5·18까지
매년 기자들 취재 경쟁도 치열…끝나고 나면 여름 성큼
![]()
<사진설명> 지난 2018년 5·18 기념식에는 비가 왔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하얀색 비닐 옷을 입었고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문이 쉬는 금요일이지만, 기념식에 오지 않은 미디어는 없었다.
5·18이기 때문이다./ 장아름 연합뉴스 기자
누군가가 그랬다.
“왜 내가 사건기자를 할 때,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냐”고 말이다.
긴 겨울이 갔다. 사실 그다지 춥지 않아 겨울 같다는 느낌이 덜했지만, 가긴 간 것 같다.
겨울이 갔으니 봄이 오는 것은 인지상정. 물론 정말 짧은 봄이겠지만 말이다.
이 짧은 봄을 더욱 짧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각 사의 사건기자들이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이미 여름이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들이니 딱히 사건기자들이 힘들 것이 있겠냐고.
아니다. 매년 똑같은 행사가 오는 것은 맞지만, 기사는 매년 새로워야 한다.
작년의 3월과 올해의 3월이 다르고, 세월호 참사 4주기와 5주기가 다르듯, 5·18도 이제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행사는 같지만 진행하는 방향이나, 상황에 따라 써야할 초점도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나 5월의 경우 광주·전남지역 각 언론사의 취재 경쟁은 언제나 치열했고, 39주년을 맞은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기야 5월까지 갈 것도 없다. 3·1만세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해가 바뀌기 전부터 각 언론사마다 기획물 준비에 분주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지난 1세기를 되돌아보는가하면,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3·1사적지를 돌아보며 선조들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의지를 재조명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일제 잔재 청산문제와 3·1만세운동의 숨은 주역을 되짚는 보도가 연일 이어졌다.
여느 해보다 정신없던 3·1절을 보낸 뒤 이제 5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로 사건 기자들은 달려가고 있다.
2014년 4월16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는 희생 학생 250명의 명예졸업식이 열렸다. 2016년에 졸업할 예정이었던 2학년 단원고 학생들의 졸업장은 3년을 더하고도 부모가 대신 받아야 했다. 올해 5주기를 맞으며, 세월호 가족들은 한없는 슬픔 속에서도 기억의 정돈을 택했다.
올해도 4월이면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엔 노란물결이 일 것이고, 기자들은 현장을 뛰어 다니며 함께 슬퍼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옮겨 담을 것이다.
그러나 304명의 희생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야 했나. 온 국민의 머릿속에 떠도는 물음표가 마침표가 되는 날까지 세월호는 영원한 숙제다. 광주·전남 기자들은 어떤 화두를 던질 것인가.
39년째 풀리지 않는 5·18의 진실도 마찬가지다. 근 3~4년 새 5·18을 두고 행해진 피 튀기는 보도 경쟁을 보면 올해도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2016년 다시금 제기된 계엄군의 헬기사격 의혹, 이듬해 확인된 전일빌딩 탄흔, ‘전두환 회고록’ 출간과 5·18 북한군 개입설의 부활, 실종자 암매장 이슈 등.
5·18 취재·보도는 이제 5월의 경계를 허물고 거의 매달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 사태’, 지난해 9월14일 ‘5·18특별법’ 시행에도 불구 아직까지 구성이 안 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문제 등 현안이 태산이다. 발포명령자 규명, 국가보고서 채택 등 진정한 진상규명 작업은 발도 못 뗀 상태인데 말이다.
그렇기에 올해도 사건기자들은 봄꽃이 다 지고 신록이 푸를 때야 비로소 잠깐 한숨 돌릴 수 있을거다.
그때서야 공백을 최대한 줄이고자 동료와 휴가 날짜를 고민하고, 비로소 여행가방을 채워 떠나는 일주일 남짓한 피서에 미소 짓겠지만, 그때도 폭염 취재에 땡볕에서 줄땀을 흘릴 동료 생각에 편치만은 않은 당신.
머릿속 한편 다음 취재 아이템 구상하며 며칠 보내다 복귀 후 회의시간 기념품마냥 기삿감 쏟을 모습 눈에 선하다. 어쩌겠나. 자, 또 한 번 달려보자.
/오승지 광주매일신문 기자
-
이전글
-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