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의 수능 취재기]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느껴지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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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12-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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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의 수능 취재기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느껴지던 하루
예전엔 수험생 부모의 기원장면도 많았는데…
전반적으로 쿨한 분위기에 순간 당황하기도
25명의 기협 소속 수험생 학부모에게 선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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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수험생들이 통과해야 할 첫 관문인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 당일.
그다지 넓지 않은 광덕고등학교 앞 도로변은 일찍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소규모 응원부대 몇몇과 언론사 취재진들이 아침일찍부터 진을 치고 있다.
사진은 ENG 촬영본 중에 취재 현장 나온 스틸컷.
다행히 기상예보에 수능한파는 없다고 했다.
안도했던 건 응시생들 걱정 때문이 아니라 내 처지 때문이었다. 여지없이 아침 뉴스에 수능 중계차 참여가 잡혔다. 요즘 그런 거 누가 하냐고 소심하게 툴툴거려봤지만 소용없었다.
수능일 아침 7시가 좀 못 된 시각. 그다지 넓지 않은 광덕고등학교 앞 도로변은 일찍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소규모 응원부대 몇몇과 언론사 취재진들. 내 툴툴거림이 무색하게 방송사들도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이 곳에 교문 앞에 진을 쳤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첫 문장에서 ‘상기된 표정’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분명히 상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그랬다. 1분 남짓 뉴스 참여를 마치고 나서야 띄엄띄엄 등장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다.
난 엄마들의 예의 그 간절함 내지는 복받치는 감정이 드러나는 씬들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엄마들보다 먼저 내 눈길을 끄는 건 두 명의 남자 선생님이었다. 다른 제자 네다섯 명과 함께 길목을 막아 선 그들은 시험을 보는 제자가 저만치서 나타나면 어김없이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반가움을 표했다.
“너 지금까지 본 표정 중에 오늘 얼굴이 제일 심각하다”는 둥 시답잖은 농담도 잊지 않았다. 초콜릿을 하나씩 쥐어준 뒤 포옹하며 시험 잘 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게 순서였다. 아이들의 표정이 정말로 상기된 건지 어떤 건지를 판단하는 건 어려웠지만 장난 섞인 이들의 배웅으로 표정도 발걸음도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어느새 저쪽에 교육감 일행도 아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일렬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날이 날인지라 가끔씩만 악수를 건넸다.
9시 뉴스 리포트에 쓸 재료를 찾기 위해 다시 엄마들이 있는지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때보다 엄마들이 많지 않았다. 내가 수능 취재를 그렇게 오랜만에 나왔나? 예전처럼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하염없이 바라보는 엄마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운전석 창문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시험 잘 봐!라고 외치고 쿨하게 떠나는 엄마들은 있었지만.
쪽문으로 아이를 보내는 엄마아빠 한 쌍을 발견해 아이를 보내고 뒤돌아서기를 기다렸다가 말을 건넸다. 시험은 아이가 보는데 부모에게 소감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분명 그들에게도 기념할 만한 날인지라 휴일 스케치 류의 인터뷰보다 한결 쉬웠다.
오랜만에 나온 수능 시험장 풍경의 또 하나의 특징. 멀쩡하던 엄마들이 소감을 물어보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고생했으니까 후회 없이 잘 하고, 실수하지 말고…” 엄마가 아이를 뒤로 하고 보내는 메시지는 비슷비슷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따뜻했다.
취재진들도 (교문 앞에서는) 할 일을 끝내고 학교 측이 교문을 닫기를 기다렸다. ‘다들 싱겁다고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네’ 생각하는 찰나, 경찰차 한 대가 다급한 듯 달려왔지만 지각생은 없었다. 반입금지 물품인 휴대폰을 손에 들고 달려가는 마지막 응시생을 다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내긴 했지만 시험장 풍경은 그렇게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늦은 오후부터 ‘불수능’이란 표현이 수능 뉴스를 뒤덮었다.
수능일 저녁에는 ‘수능시험이 끝났다’보다는 ‘어려웠네 쉬웠네’가 주요 뉴스가 돼버렸지만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현실은 변함없이 “후련한데 아쉽다”였다.
한 여학생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염색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얘들하고 많이 놀 거예요.”
아울러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수험생 자녀를 둔 아래 회원들에게 찹쌀떡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뉴시스(2) : 구길용, 박상수 / 전남매일(1) : 이연수 / 전남일보(1) : 김기봉 / cbs광주(4) : 조기선, 김삼헌, 권신오, 김형로 / 광남일보(2) : 김상훈, 정현아 / 광주MBC(1) : 윤근수 / KBC(3) : 김효성, 정재영, 손영길 / 광주일보(5) : 채희종, 박정욱(2), 최현배, 배동설, 김대성 / KBS(2) : 박석수, 윤형혁 / 목포MBC(2) : 김승호, 김대준 / 남도일보(1) : 백혜림 / 여수MBC(1) : 김종태 등 총 25명이다.
/지종익 KBS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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