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선거? 취재현장은 전쟁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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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7-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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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선거? 취재현장은 전쟁터였다
통신기자의 6·13 지방선거 취재기
5개 정당의 각종 선거행사 쏟아져
6·13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6월13일 오후 언론사 사진·카메라 기자들이 광주 서구 상무지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이용섭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자 취재를 준비 하고 있다.
/김애리 광주매일신문 기자
6·13지방선거 현장을 뛰었던 필자의 이번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싱거운 선거, 그러나 정당 많아 힘들었다”였다.
알다시피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대통령 선거 이후 첫 선거여서 현 정부의 정책을 심판하는 평가의 장으로 여겨져 초반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가 예측 되면서 예전만 못했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까지. 세계의 주목을 받는 평화 이슈 속에서 지방선거는 직장인들 점심대화에도 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는 정신이 없었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패권을 차지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정당만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중당까지 5곳이다.
‘당내 경선·후보 선출·사전 등록·출사표·공식 선거운동·당선’ 등 각 정당의 일정을 쫓아다니며 기사와 사진을 마감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자판을 두드렸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고 상대를 공격·방어하는 공간으로 가장 많이 활용한 장소가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 룸이다. 공식선거 이전부터 이곳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평균 3~8차례 정도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전 9시 시작된 기자회견은 오후 3~4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이어졌다.
이런 빽빽한 일정 속에서 기사와 사진을 동시에 처리하는 필자는 30분안에 그 어려운 마감을 해내야 했다. 기자회견문을 보고 후보가 전달 하고자 하는 주제를 리드문으로 뽑아 정리한 뒤 ‘질의 응답 워딩’에 사진을 10여장 이내로 마감까지.
사진의 컷 수도 후보간 차별을 두지 않아야 했다. 연설을 할 때 손짓에 손피켓 자료까지 활용하는 후보는 감사할 뿐이다. 반면 고개 한번 들지 않고 연설문 만 읽는 후보는 난감 할 수 밖에 없다. 고개 한번 드는 장면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며 들고 있어야 한다.
더욱이 공간마저 협소한 브리핑 룸에 지지자들까지 들어오면 사진기자들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왼쪽, 오른쪽, 정면 모습을 촬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필자는 브리핑 룸에가면 움직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자석 가운데 통로 뒷 자리를 선호했다.
기사를 쓸 때도 주제는 없고 미사어구 가득한 회견문은 난감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큰 글씨로 표현해주는 후보가 고맙다.
여기에 민주당과 민중당 후보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리면 오타에 신경 써야 한다. 'ㅇ' 하나 차이로 민중당 후보가 민주당이 될 수 있기 때문. 필자는 민중당 후보를 민주당으로 표기해 곧바로 정정한 기억이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31일은 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5·18민주광장에서 시차를 두고 출정식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의 사진·카메라 기자들의 보이지 않는 자리싸움도 치열하다.
선거가 치러지는 당일 각 사의 사진·카메라 기자들은 당선이 유력한 후보의 캠프 사무실로 모였다.
기자들에게 좋은 자리는 개표방송 TV 뒷편 가운데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 먹듯, 현장에 먼저 도착한 기자가 명당을 차지한다. 늦게 도착한 기자나 지지자들이 이를 모르고 명당 자리에 끼어들어 취재 방해를 하면 다툼까지 벌어질 정도로 민감하다.
어찌됐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여서 싱거웠지만 날마다 전쟁을 치러야 했던 많은 선후배 기자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며, 돌아오는 2020년 총선까지 모두들 건강하길 기원한다.
/류형근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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