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맛집] 먹고는 삽시다 - 광주 서구 화정동 ‘돼지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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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6-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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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먹고는 삽시다 - 광주 서구 화정동 ‘돼지세끼’
‘왔노라 기다렸노라 먹었노라’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생삼겹 대패와 미나리의 콜라보
무려 100분 이상을 기다려서 입장해야 했던 화정동 맛집 ‘돼지세끼’. 그러나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메뉴들로 인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맛집 탐방에는 필자를 포함해
곽선정 KBS 기자, 류형근 뉴시스 기자, 나현호 YTN 기자가 참여했다.
“무슨 새끼?”
화정동 ‘돼지세끼’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
힐스테이트 아파트단지 옆에 조성된 작은 먹자골목은 퇴근 후 허기진 영혼을 달래러 온 직장인들로 일찍부터 북적였다.
“뻗치기 한다고 생각하지 뭐.”
무식해서 용감하다 했던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때만 해도 우리는 자신이 있었다.
식당에 가장 늦게 도착한 곽선정 기자는 “내가 올 때 맞춰서 고기가 불판에서 지글거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울상을 지었다.
결국 간판에 낚여 선택한 돼지세끼는 우리에게 100분의 기다림을 선사했다.
덕분에 취재현장에서 바쁘게 스쳐 지났던 기자들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야 했다.
“설마 지금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기자해야 해.”
기자의 자질을 갖춘 식객은 생각보다 많았다.
오후 8시40분, 꿈에 그리던 둥그런 테이블에 앉게 된 우리는 20분을 더 기다린 끝에 불판 위에 오른 대패삼겹의 자태를 마주했다.
두툼한 선홍빛 생삼겹살을 일일이 손으로 얇게 저미듯 썰어내던 주인장을 바라보며 ‘방망이 깎던 노인’의 장인정신이 떠올라 마음이 다소 누그러진 터였다.
과묵한 주인장이 우리 자리로 다가와 불판에 닿자마자 주름지며 노릇노릇 익는 고기와 미나리를 능숙한 솜씨로 구워줬다.
주인장이 권한대로 잘 익은 대패삼겹에 향긋한 미나리를 감싸 달달한 양파장과 한입 먹으니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된장 육수에 대패삼겹을 퐁당 빠뜨려 샤브샤브처럼 익혀 먹는 맛도 특별했다.
가장 효율적으로 맛있는 메뉴를 많이 먹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다음과 같았다.
일행 4명이 식전 음식으로 짜파게티 1인분, 대패삼겹은 얇으니까 6인분, 후식 볶음밥 2인분을 해치웠다.
참고로 이곳은 새콤한 묵은지와 갓 삶아낸 수육 한접시,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혜자로운 곳이다.
우리는 ‘이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 다음에는 또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까’하는 마음에 무리했을 뿐, 대패삼겹의 양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두 시간이나 기다려서, 배가 고파서가 아니었다.
체다 치즈와 다진 고기·청양고추 등이 어우러진 짜파게티, 뭉근하게 오래 끓여낼수록 고기 기름과 된장과 버섯,해산물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극대화되는 샤부샤부 육수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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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이던 나 기자는 “미나리가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계속 들어가네요”라며 양손에 든 집게와 젓가락을 좀처럼 놓지 않았다.
평소 식탐이 많지 않다는, 외모에 걸맞게 브런치와 커피를 좋아한다는 류 기자는 "배가 부른데도 자꾸 들어가네"라며 샤부샤부 국물을 들이켰다.
급한 성미 때문에 자신은 줄을 서야 하는 식당에는 가지 않는다던 곽 기자는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라고 한 줄 평을 했다.
4번의 도전 끝에 돼지세끼 입성에 성공한 필자 역시 “기다렸지만 화나지 않는 맛”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다만, 이 글을 읽고 찾아갔다가 끝없는 기다림에 필자의 멱살을 잡고 싶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전 예약(062-352-8908)을 권한다.
/글·사진=장아름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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