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맛집] 먹고는 삽시다 - 광주 남구 월산동 ‘청화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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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4-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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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는 삽시다 - 광주 남구 월산동 ‘청화반점’
꽃샘추위·주식하락도 잊게 해준 ‘얼큰한 술 도둑’
하루 마무리…사건기자들 퇴근 후 한잔 기울이는 명소
월산동 20여년 터줏대감 중식집·술을 부르는 메뉴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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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광주매일신문 임후성, 김동수 기자, 전남매일신문 길용현 기자가
한데 모여 중국 음식에 지친 하루를 달래고 있다.
추적추적 비가 오면서 꽃샘추위가 시작된 어느 3월 저녁.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중식집 앞에 만난 세명의 청년은 얼굴을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의 표정에는 드디어 하루 일과를 마쳤다는 안도감도 잠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들은 ‘주식 투자가 곧 또 다른 답’이라고 생각했던 광주매일신문 임후성, 전남매일신문 길용현 기자.
상한가를 찍을 줄 알았던 주식이 가파른 하락세로 떨어지면서 최근 들어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이에 평소 소문난 알콜 매니아인 임 기자, 길 기자가 얼큰한 짬뽕 한 그릇에 술잔을 기울이자며 연락을 주고 받았고, 마침 퇴근 중이던 광주매일신문 김동수 기자도 합류하게 됐다.
주식 하락으로 하루의 하한가를 경험했던 이들을 달래주는 건 소주와 ‘맛 좋은 중국음식’이었다.
남구 월산동에서 20여년째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청화반점’의 맛의 향연을 담았다.
◇멀어진 일확천금 꿈꾼마음 달래주는 음식들
‘가-즈-아-’
지난 1월말부터 타사 선배의 추천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현재 주식투자가 삶의 일부분이 된 임 기자. 이날 그는 국내 게임제작사 ‘P사’의 주가가 지난달 20%까지 치솟았다가 뚝 떨어지면서 주머니가 가볍디 가벼워졌다. 그래도 내일의 일확천금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 ‘청화반점’에서 새로운 도약을 결심했다.
그는 28년간 살아오면서 ‘황비홍’, ‘홍콩반점’, ‘만리장성’ 등 수많은 중국집과 접촉을 해왔지만 그냥 한 끼 때우기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식에 데이고 고된 그에게 한줄기의 ‘희망’이 된 것은 청화반점의 혀를 내두를만한 맛의 향연이었다.
짜장면에서, 볶음밥으로, 이제는 차돌박이 국밥으로 주 메뉴가 바뀌었다.
임 기자는 “짜장면은 면이 쫀쫀해 주식이 떨어질 때 먹으면 좋다. 볶음밥은 밥알이 입에서 통통 튀겨 주식에 오를 때 좋다”며 “얼큰한 국물에 살살 녹는 차돌박이까지 더해진 국밥은 주식이 폭락할 때 좋다. 지금 시점에 알맞다. 다른 안주가 필요 없으며 소주마시기에 일품이다”고 극찬했다.
◇육즙 가득 두툼…술 도둑 탕수육
임 기자로부터 ‘주식도 폭락했는데 술 한잔 가즈아’라고 연락을 받은 길 기자는 알콜 매니아로써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빠져 청화반점에 다다랐다.
평소 ‘청화반점에서 음식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며 극찬을 해온 임 기자의 추천이 있었기에 그는 탕수육을 골랐다.
사실 이때 길 기자는 임 기자의 추천으로 주식투자한 종목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길 기자는 평소 냄새에 무척 민감해 돼지 누린내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캐치했기에 음식 맛을 핑계로 주가하락에 대한 화풀이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막 튀겨져 나온 탕수육을 입에 베어 문 길 기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겉은 바삭했고 씹는 순간 육즙이 터져 나왔다.
길 기자는 “이미 주식의 아픔은 이미 온데간데 없이 잎새주를 찾기 시작해 1시간 반 만에 잎새주 3병과 카스 2병의 밑바닥이 드러났다”며 “자칫 온갖 화풀이의 대상이 될 뻔했던 임 기자의 운명이 이날 탁월한 메뉴 선택 덕에 달라졌다”고 말했다.
◇세상을 다가진 듯한 맛…오감만족 짬뽕
임 기자 길 기자가 주식 하락의 아픔을 술잔으로 달래고 있을 때 김 기자는 영문도 모른 채 함께했다가 주식 투자의 어려움을 간접 경험하게 됐다.
이날 선약이 있었음에도 선배들의 권유로 청화반점을 찾은 김 기자는 선배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이 중식집의 짬뽕이 문득 궁금해졌다.
평소에 얼큰하고 매콤한 음식을 좋아해 일명 ‘짬뽕 귀신’으로도 불리는 김 기자는 짬뽕을 주문했다.
광주·전남지역의 맛있다 하는 모든 중식집의 짬뽕을 찾아다니며 맛본 사람으로서 그 맛을 제대로 평가해 보고 싶었다.
붉은 빛깔을 내뿜는데다 코를 찌르는 매콤함과 해산물 향기(?)에 오감이 사로잡힌 김 기자는 단숨에 짬뽕을 들이켰다. 특히 가늘게 썰어 들어간 돼지고기와 오징어, 양파가 정갈하게 놓인 모습이 감칠맛을 더하고 탄력 있는 쫄깃한 면발에 골고루 배어 있는 불향은 ‘엄지 척!’을 나오게 했다.
김 기자는 “각종 해산물과 채소가 한 데 어울러져 얼큰하고 개운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며 “면발을 흡입하고 남은 국물에 밥 한 공기를 추가해 먹으니 세상을 다 가졌다”고 포효했다.
/오승지 광주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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