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기자에게 연차 사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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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3-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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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기자에게 연차 사용이란?
“너 없어도 회사는 돌아간다. 아주, 잘”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연차 ‘잘 쓰는 방법’
매년 6월, 보도국에 달력을 든 기자가 나타나면 무거운 긴장감이 사무실을 덮친다. 1년에 한 번 뿐인, 닷새간의 정기 휴가가 걸렸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 휴가 날짜를 선점하느냐,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진다. 예상대로 대개 선점 순서는 이렇다. 배우자+자녀 → 배우자 → 1인 가족 → 막내. 물론 전제는 깔려있다. ‘입사 순.’
◆정기 휴가부터 눈치 싸움
…연차는 더욱 심해
정기 휴가가 이러한데, 하물며 연차는 어떨까. 보도국의 한 높은 연차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병원 신세를 져야 돼. 연차는 병원 침대에 드러 누워야 쓸 수 있는 거야.”
우스갯 소리지만, 그만큼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는 거다. 가끔 연차를 무리(?)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는 공식적인 선포가 있다.
“이번에 바쁜 일 끝나면, 돌아가면서 하루씩 쉽시다.”
물론 조건이 붙는다. 주말·휴일은 붙이면 안 되고, 2명 이상 겹쳐도 안 된다.
◆휴가 가기 작전, 성공담 ‘필수’
‘합법적인(?)’ 휴가를 제외한, 별도(?)의 휴가엔 여러 단계의 승인이 필요하다.
단계를 거듭할수록 어려움은 커진다. 팀장→부장→국장. 때문에 약간의 사전 작업은 필수다.
일단, 부장까진 무난히 넘어갔다 치자. 공식처럼 국장실 앞에선 ‘쭈뼛쭈뼛’, 쉽게 문턱을 넘지 못한다. 국장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일단 결재판을 손에 쥔 기자가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멈칫’ 한다. 마음 속에 담아둔 추가 질문도 씁쓸히 꺼내본다.
“휴가는 왜 가니?”
◆“쉰다고 하면 눈칫밥”
기자들은 지레 눈칫밥을 먹는다. “사람도 부족한데, 내가 빠지면 누가 일하지?”
보도국 동료와 선·후배에게 부담주기 미안해서, 딱히 큰 일도 아니니까 휴가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분위기는 다름 아닌 보도국 구성원이 만든다. 당연히 써야 될 휴가를 다녀온 동료는 과장하자면,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때문에 쉬고 싶어도 휴가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연차가 낮을수록 더욱 심하다.
“기본적으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 그 속에서 휴가를 쓰려고 하면 당연히 눈치가 보인다. 업무량이 적은 것도 아니고, 사람이 충분한 것도 아니고…”
◆‘선빵’ 날릴 선배가 필요하다
여기서 선배의 역할이 중요하다. 휴가를 쓰는 거다. 먼저 ‘선빵’을 날릴 한 명이, 나중엔 다수가 필요하다. 연차가 높을수록 더욱 효과적이다. 그래야 10년차 기자들이 떠나고, 후배들이 눈치 안 보고 휴가를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스스로 휴가를 가는 데 대한 부담을 떨칠 필요도 있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돌아간다. 심지어 아주, 잘.
연차,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이젠 밀당 그만하고 내 것처럼 쓰자.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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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0년차 미만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연차 휴가를 독려하는
해시태그(#) 캠페인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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