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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후기] “우리의 승리가 파업 노동자들의 등대가 되길” - 송정근 광주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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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2-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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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승리가 파업 노동자들의 등대가 되길


송정근 광주MBC 기자


954693271d9b0b73fadcc6157781742c_1519189991_27.jpg <사진설명>MBC 광주 기자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초록색 조끼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지만 무엇인가 어색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했던 광주MBC 파업자들.

5년 만에 다시 하게 된 파업에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2012년 그때보다 더 절박하고 간절하게 파업을 시작했다. 5년 전 170일 간의 최장기 파업 패배로 조직이 망가지고, MBC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 기억 때문이었다. 정권이 바뀌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전히 회사 주요 보직엔 적폐 세력들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었고, 그 정점엔 김장겸 사장이 버티고 있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면서도 묵직했다. ‘사장 퇴진공영방송 정상화였다.

하지만 파업은 길어졌다. 예상은 했지만 그들은 우리 생각보다 더 질겼다. 시간이 흘러 무더운 날이 지나 차가운 바람이 제법 불 때쯤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들도 자리에서 내려왔다. 72일 만이었다.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던 그 날, 서울과 대전 춘천 여수 등 전세버스에 구겨져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쟁했던 수고가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해직자 5명이 복귀했다. 그것도 드라마처럼 그 중에 한명은 사장으로 복귀했다.

파업 승리 후 내걸린 슬로건은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 MBC’. 이 슬로건은 그리운 과거 영광된 시절로 다시 돌아가자는 우리들의 다짐이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세월호 집회에서 그리고 촛불 집회에서 느꼈던 창피함을 자양분 삼아 좋은 기사로 보답해야 한다. 이제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을 때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기에도 추운 겨울을 견디며 사측과 맞서 파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파업에서 승리한 노동자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의 승리가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그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는 등대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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