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현장 취재기] 通하고자 한 참뜻 올곧이 전해야-전남일보 진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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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12-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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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현장 취재기] 광화문에서...
通하고자 한 참뜻 올곧이 전해야
시민들은 대통령이 비통(悲痛)했다. 대통령은 청와대를 점거한 채 비통했다. 청지기에 불과한 대통령이 잠시 맡긴 주권으로 눈과 귀를 감고 문을 걸어 잠가 버렸으니, 시민들은 원통(寃痛)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소통(疏通)을 간절히 바랐다. 광화문은 그런 곳이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에서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으로 광화문 광장에만 150만명, 전국에서 190만명이 운집했다.
이날 집회는 앞서 19일 열린 4차 촛불집회와 달리 청와대 200m 앞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이 허용됐다. 군중은 걷잡을 수 없이 청와대 앞으로 향한다.
304명을 가슴에 묻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앞선다. "대통령은 2014년 4월16일 7시간 무얼했나" 분노한 목소리가 뒤를 따른다. 부모 손을 잡고 나선 아이부터 흰머리가 희끗한 노인까지 진실을 원했다.
사람마다 목청껏 내지른다. 오늘마저 그 분이 못 들을라 표정마다 근심이 가득하다.
문 연지 9년째라는 행진로의 한 가게도 이날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개방쉼터'로 시민들을 품었다. 추위에 떨고 목이 쉬어버린 이들에게 온기 담긴 물 한잔을 건넨다.
광화문 광장 차디찬 땅바닥에 앉아 시위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동자에는 이미 100만을 훌쩍 넘긴 촛불이 들어섰다. 골목마다 울려 퍼지는 "즉각 퇴진". 횃불을 들고 행진하는 이들도 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던 누구의 망언 덕분에 준비했다 한다.
시민들의 뜻을 짓밟은 부정한 정권이었으나, 그들은 어느 때보다 정갈한 마음으로 청와대를 대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로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역사를 기록해야 할 우리에게 지워진 의무는 '하나'. 거대한 민심의 뜻을 어떻게 남겨 후세가 올곧게 바라보게 할 것인가. 시대가 변하는 격동의 현장에서 느낀 촛불의 참뜻은 서로 '통'하고자였음을, 그 참 의미를 오롯이 전해야 함이 남은 책무다.
-진창일 전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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