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현장 취재기] 촛불로 되살아난 5월 광주정신-광주일보 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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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12-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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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광주·전남 시·도민 7만여명이 지난달 19일 오후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촛불과 횃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다중촬영. / 배현태 전남일보 기자
[촛불집회 현장 취재기] 그리고 금남로에서...
촛불로 되살아난 5월 광주정신
금남로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백발의 노인은 TV를 끄고 처음 광장을 찾았다. 부모의 손을 잡고 금남로를 찾은 유치원생은 다른 손으로 촛불을 꼭 쥐었다. 무대에 오른 초등학생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헌법 제1조2항을 목청껏 외쳤다. 대학생들도 토익책을 내려놓고 거리로 나섰고, 신안에 사는 40대 여성은 벌써 7주째 금남로를 찾고 있다.
광주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10월 29일 작은 불씨로 시작된 촛불은 5000, 7만, 15만으로 매주 늘어나고 있다. 촛불은 횃불로 타오르고, 들불로 번졌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이념과 세대를 떠나 대동단결한 광주 시민들이 촛불 안에 품은 열망에 주목해야 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금남로와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이 열망은 '광장 정치'의 부활로 이어졌다. 광장 정치에는 민주, 평화, 대동으로 상징되는 5월 광주정신이 담겨 있다. 부당한 권력에 저항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자주 정신으로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울분을 표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질서 있는 모습으로 금남로를 '만남의 장'이자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면서 광주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 참았던 목소리를 내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5월 정신으로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금남로에 모인 촛불들은 박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작은 승리'를 자축하기도 했다. 승리가 전한 기쁨에 도취하지만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열망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바람으로 옮겨 붙은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작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주 시민이, 대한민국 국민이 든 촛불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부패한 정권이 시민들을 일깨워 다시 부활한 '대동 정신'이 사그라져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경인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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