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기자 인권세미나 - 박정욱 광주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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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10-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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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상> 지난달 23일 제주 KAL호텔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2016 인권, 생명존중 워크숍'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 하> 워크숍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건기자 인권세미나 - 박정욱 광주일보 사회부 기자
'베르테르' vs '파파게노' 무엇을 전할 것인가
<증후군>
"제목에서 '자살'이라는 단어를 없애자." "압박붕대·번개탄·질소가스… 사람이 목숨을 끊었는데 그 방법이 중요한가. 절대 방법을 알려선 안된다."
지난달 23일 제주 KAL호텔에서 '2016 사건기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의 키워드는 '인권', '생명존중', '기자의 역할'이었다.
최일선에서 뛰는 40여 사건기자들은 '보도를 통해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고 또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데 공감하며, 취재 경쟁환경에서 자살보도를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광주전남기자협회에서는 광주일보 박정욱 기자와 남도일보 노정훈 기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제목에서만이라도 '자살'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는 데로 의견을 모았다.
1섹션 '언론이 생명을 지키는 손쉬운 방법'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형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교수는 "언론이 자살을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 자살을 조장하는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도, 반대로 자살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면서 "흔히 알고 있는 '베르테르효과'처럼 언론이 자살을 증가시킬 수 있도 있지만, 반대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파게노'와 같이 언론이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언론의 역할을 '불펜투수'에 비유했다. 경기에서 지고 있는 팀의 불펜투수는 '버티고 지켜내는게' 임무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는 게 쉽지는 않다. 되레 망치는 경우가 많다. 또지키고 버텨도 이길 수는 없다. 이기는 건 타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자살보도에서 언론의 역할은 신중한 보도로 자신을 지키고 버틸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목에 '자살' 쓰지 말고 수법 명시 피해야
리우 보도, 외모·인종차별 등 잇단 인권침해
인권보도준칙 준수·사회 소수자 관심갖길
권영철 CBS 선임기자는 "아직까지 언론보도는 자살의 수법을 너무나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헤드라인에 '자살' 이라는 단어를 쓰는 등 자살을 확산시킬 수 있는 보도를 하고 있다. 내가 쓴 자살기사로 인해 누군가가 자살을 결행했다면 여러분의 심정이 어떻겠나"라고 반문한 뒤 "자살기사를쓰지 않는다고 우리 사회가 나빠지거나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기자는 이어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는 언론이 자살보도를 극도로 제한함으로써 자살률을 대폭 낮춘 경험이있다"며 "우리나라와 처지는 다르지만 언론이 자살보도에 신중하면 할수록 자살 빈도를 낮출 수 있다. 언론인들은 의사들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종 언론중재위원회 기사심의팀장은 "자살보도의 기준은 '신중함'"이라며 "일반인의 자살사건은 가급적 보도를 자제하고 자살 방법이나 장소, 사진 등을 게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권 가이드라인의 언론현장 적용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2섹션에서는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인권을 높이기 위해 기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향규 국가인권위 인권교육운영팀장은 리우올림픽 인권침해 보도 사례를 들어가며 인권보도준칙을 지켜줄 것을 강조했다. 김 팀장이 지적한 인권침해 사례는 '초미녀 검객 김지연, 4년전 그날처럼 미쳐주길'(외모), '몽골선수 살결이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성희롱 수준), '작은 키 넘은 흑진주 바일스'(인종차별) 등이다. 김 팀장은 "인권보도준칙의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 신문보다는 방송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많았다"며 특히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이 높았다"고 밝혔다.
김치중 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는 "기자들이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탈북자, 청소년, 군인, 정신질환자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그들의 인권을 막연히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섹션 '온라인상에서의 보도와 인권, 생명존중'에서 발제를 맡은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언론보도로 확산되는 혐오표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혐오표현을 접하는 경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8%는 인터넷을 통해, 16.5%는 언론에서 혐오표현을 접한다고 했다"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거나 특정지역 주민들의 피해의식을 부추길 수 있는 선정적 보도 등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재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교수는 "자살보도의 경우 신문이나 방송보다는 인터넷포털, SNS, 웹툰 등의 미디어에서 심각하다"며 "자살위험군은 SNS에 천착하는 경우가 많아 SNS 상에서 자체 검열 시스템을 도입하고, 웹툰의 경우 사용자 연령층이 타 미디어보다 어릴 수 있기 때문에 자살 콘텐츠를 전면 규제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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