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LG화학 여수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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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8-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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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부터 300㎞ 배관망까지…전남광주 산업의 심장
광양제철소, LG화학 여수공장을 가다
대한민국 철강·석화산업 최전선
3D영상 등 ‘Park1538광양’ 눈길
촬영 금지에도 셔터 누르기 바빠
거미줄처럼 얽힌 파이프라인 빼곡
국내 최대 규모 산업단지 위용 실감
전남 재생에너지 강의 등 열공모드



광주전남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는 지난 6월 ‘위기의 여수산단 그 현장을 가다’ 주제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LG화학 여수공장에서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견학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중동전쟁 등 대외 변수로 위기를 겪고 있는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지역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보안상 이유로 언론에도 쉽게 공개되지 않는 국가산업단지인 만큼 사회부와 경제부, 기획취재부 등 여러 부서의 기자들이 참여했다.
첫 일정은 광양제철소였다.
광양제철소는 연간 약 2천만 톤의 조강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제철소다. 자동차와 조선, 건설, 가전, 에너지 산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산업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된 철강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방문 전 기자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먼저 참가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홍보관 ‘Park1538 광양’을 직접 둘러보며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철강산업의 발자취와 미래 경쟁력을 배웠다. ‘철(Fe)의 원자번호 26’과 포스코 창립연도인 ‘1968’을 더한 ‘1538도’는 철이 녹는 온도로, 이 이름은 철의 의미와 열정을 상징한다.
영상관에 들어서자 철광석이 불·물·바람·흙의 4대 원소와 만나 뜨거운 쇳물로 탄생하는 과정이 웅장한 미디어아트로 펼쳐졌다. 생생한 3D영상과 입체감 넘치는 연출에 일부 기자들은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하며 “진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방문한 제철소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열기에 숨이 턱 막혔다. 공장에선 250㎜ 두께의 시뻘건 슬래브(커다란 쇠판)가 생산라인 위를 지나면서 두께 1∼2㎜ 신용카드 한 장의 두께로 얇아지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국가 중요 시설이라 사진 촬영은 금지됐지만, 기자들은 눈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모습에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들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찰칵’ 하는 소리에 빠르게 정신을 차린 기자들은 이내 “아차” 하며 찍은 사진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견학을 마친 기자들은 피자를 비롯해 다양한 메뉴가 마련된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돈까스와 피자부터 파스타 각종 한식까지 화려한 메뉴를 보며 “대기업 복지는 역시 클라스가 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선 LG화학 여수공장을 찾았다.
공장 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힌 파이프라인과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설비가 눈길을 끌었다.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에틸렌 등이 공장 곳곳을 연결하는 약 300㎞ 길이의 배관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여수공장은 에틸렌과 프로틸렌 등 기초유분부터 PE, PVC, SAP 등 다운스트림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성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특히 바이오 및 석유 기초연료를 기반으로 생분해 제품을 생산해 석유화학 산업의 친환경 혁신을 실행하고 있다. 낯설지만 웅장한 풍경 앞에서 기자들의 눈은 어느새 초롱초롱 빛났다.
전망대에 오르자 여수산단이 한눈에 들어왔다.
빼곡하게 들어선 저장탱크와 공장 굴뚝, 항만시설이 이어지는 풍경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규모를 실감하게 했다.
한문선 여수상공회의소 회장과 박미숙 전남연구원 기후AI에너지연구실 연구위원의 강의에서는 진지하게 경청하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강의 내내 기자들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수첩과 노트에는 여수산단의 현황과 산업 전망에 대한 내용을 필기했고, 중요한 대목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또 여수산단의 경쟁력과 미래 산업 방향 등을 주제로 질문도 쏟아냈다. 지역 최대 현안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질문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역 정세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한문선 회장은 여수국가산단이 지역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왔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제 정세 변화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위기를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한 회장은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와 나프타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다”며 “만약 해협 봉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가 에너지 안보가 즉각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미숙 연구원 강의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가장 큰 현안인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핵심으로 꼽히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박 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같은 첨단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확보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광주의 첨단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산업 현장으로 연결할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발전량을 늘리는 것보다 전력을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끝난 뒤 기자들은 두 강의자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향후 취재 과정에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넓히는 등 잠재적인 취재원 확보에도 적극적이었다.
하루 일정을 마친 기자들은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며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삼삼오오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들과 안부를 나눴고, 처음 만난 기자들은 명함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인연을 쌓았다. 현장에서는 치열한 취재 경쟁을 펼치던 기자들도 이날만큼은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이야기하며 동료애를 나눴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진한 교류의 시간 탓인지 다음 날 아침에는 조식 대신 숙면을 택한 기자들이 속출했다. 결국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기자들은 “역시 여수의 밤바다는 낭만적이었다”며 웃음지었다.
김다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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