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엿본 광천터미널의 미래-벤치마킹한 아자부다이·토라노몬힐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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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6-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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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엿본 광천터미널의 미래
벤치마킹한 아자부다이·토라노몬힐스 가보니
광주신세계, 낡은 관문을 ‘더 그레이트 광주’로
교통·상업·문화 등 집약
‘도시 안의 도시’ 실감
기업 투자 ‘시민 편익’으로
지역 경쟁력 강화 기대



“여기 광역시 아니야? 역 주변이 너무 썰렁하다….”
2년 전 서울 토박이 친구가 광주에 도착해 내뱉은 첫마디다. 몇 년 만에 본 반가움도 잠시 그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땅히 반박할 말도 없었다. 실제 송정역 주차장 앞에 서 주변을 둘러보니 쨍한 햇볕 아래 무성한 풀, 낡은 건물들이 그야말로 시골마을처럼 보였다. 당시 마음 속으로 ‘차라리 광천터미널로 왔다면 조금 달랐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광천터미널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다. 터미널 주변으로 큰 빌딩들이 둘러싸고 있긴 하지만, 서울에서 온 친구에게 이 백화점도 그저 낡은 백화점에 불과한 것일테니까. 1995년 광주에서 개점한 후 리모델링을 거듭했지만 결국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으리으리한 서울 백화점과는 차이가 크다.
백화점 규모를 바꿔보려 시도한 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광주신세계는 2022년 이마트 부지 방향으로 백화점 확장을 시도했지만, 인근 시유지 편입 문제와 지하차도 기부채납 등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금호월드 상인들의 반발과 골목상권 생존권 침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일어나며 결국 무산됐다.
이날 대화로 지역민들이 자부심 가질 만한 랜드마크의 중요성과 즐길 거리가 풍부한 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졌다.
이 고민의 일부는 앞으로 해결될지도 모른다. 광주신세계가 광주 관문 중 하나인 광천터미널을 복합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광주신세계는 3조원이라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단계적으로 터미널 부지 일대를 ‘더 그레이트 광주’로 재편할 계획이다. 터미널은 지금보다 1.6배 확장해 지하화하고, 지상은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지역에 없던 5성급 호텔, 의료·교육시설, 공연장 등이 집약된 복합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광주 도심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지난 4월 말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벤치마킹 모델이 있는 일본 도쿄로 향했다.
직접 마주한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와 ‘토라노몬힐스’는 단순 상업시설의 확장이 아닌, 시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복합 문화 거점’이었다. 고층 빌딩 숲 사이에 펼쳐진 녹지 공간은 도심 특유의 긴장감 대신 여유를 느끼게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직장인들은 광장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셨고, 유아차를 끈 부모들은 아이와 산책을 즐겼다. 이후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하교하며 공간은 한층 활기를 띠었다. 트렌디한 상점들과 교통시설, 호텔, 학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습은 ‘도시 안의 도시’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토라노몬힐스’는 일본 최초로 건물 지하에 도로가 관통하는 ‘입체 도로제도’를 도입한 사례라 기억에 남는다. 초고층 빌딩인 모리타워 지하로 왕복 6차선 국도가 지나가고, 그 도로 위 공간에는 업무·상업시설이 결합된 건물이 입체적으로 들어서 있다. 토지 활용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이 같은 개발은 행정의 유연한 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광주였다면 대기업에 도로를 내어줬다며 ‘특혜’ 논란부터 일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도쿄시는 규제를 허물고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그 결과 유동인구는 7% 이상, 지가는 30% 넘게 상승하는 등 ‘시민 편익’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행정의 유연함이 시민을 위한 투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광주의 변화와 도약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은 이미 뜨겁다. 도쿄가 증명한 시민 편익이 광주에서도 실현되기를 바란다.
글·사진 강승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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