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임영진 기자의 좌충우돌 신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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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3-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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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임영진 기자의 좌충우돌 신혼여행기
“내 캐리어 어디 갔습니꽈아아아!!”
3연속 비행기 연착 … 하루 일정 통째로 날려버려
캐리어 실종· USB 빈 상자 구입 ‘황당’ 등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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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서 두 부부가 힘찬 발걸음을 걷던 중 유리 꽃병이 깨지자 다들 그랬다.
‘신혼여행을 앞두고 액땜(?)을 크게 치렀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거라고.’
나 역시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신랑·신부 행진에서 유리 꽃병이 깨지는 해프닝은 앞으로 펼쳐질 좌충우돌기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틀림없었다.
신혼여행으로 떠난 장소는 태국의 ‘코사무이’.
이곳을 허니문 장소로 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0대를 거의 산골짜기에서 보낸 터라 지겨운 초록색을 떠나 새파란 바다가 너무! 너무! 너무! 보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새하얀 바닷물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며 거북이와 물고기 떼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꿈꿀 정도로 말이다. 아울러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잊고 푹 쉬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의 첫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은 편안한 휴양이 아니라 ‘좌충우돌’이었다.
출발 전날 밤부터 내린 함박눈 때문에 콜택시조차 구해지지 않아 하마터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놓칠 뻔한 일은 애교 수준.
간신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더니 강풍때문에 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무려 3연속 연착, 오전 9시 35분에 타야 할 비행기를 12시 10분이 돼서야 탑승하게 됐다.
이 때문에 태국에서 코사무이로 향하는 비행기도 자연스레 지연됐다.
계획대로였다면 오후 5시 10분 도착했어야 할 우리 부부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현지에 도착할 때 기분이란.
여기서 끝이면 좌충우돌이 아니다.
무려 6시간 비행기 연착으로 항공편이 뒤바뀌면서 신혼여행 동안 사용할 물건이 담긴 캐리어가 현지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것.
다행히 현지가이드가 나서 공항경찰 등에 수소문해 다음날 오후에서야 받을 수 있었으나, 여행 첫날부터 편의점에 들러 칫솔, 샴푸부터 시작해 세면도구를 새로 구매해야 했고 야심차게 준비한 커플티도 입지 못했다.
다들 신혼부부들은 여행 첫날밤에 아름다운 로망을 그리기 마련이지만. 우리 부부는 극심한 여행피로에 쓰러져 갈아입을 잠옷도 없이 아주 푹~~~ 잤다.(이곳은 5성급 호텔이 아니면 파자마가 따로 지원되지 않는다고)
그래도 괜찮았다. 그토록 바랬던 스킨스쿠버를 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역시 버라이어티했다.
스킨스쿠버를 떠난 이 날은 파고가 3m에 달할 정도로 바다 날씨가 무시무시했다. 현지가이드가 ‘포기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을 정도.
하지만 미리 결제까지 한 터라 ‘무조건 가자’고 멀미약을 먹고 배에 몸을 맡겼으나 파도는 내 예상을 뛰어 넘었다. 엄청난 바람과 물살로 배가 휘청일 때마다 ‘으악’·‘oh shit’하는 비명이 오갔으며 이 고통이 2시간 동안 이어지자 동양인·흑인·백인을 가릴 것도 없이 대부분이 모두 구토 대열에 동참했다. 이로 인해 배 안이 냄새로 진동했으며 한 외국인이 자신의 내용물(?)이 가득 담긴 봉투를 쏟아 난리가 났을 때는… 이건 다시 생각해도 이건 끔찍하다.
정말 힘들게 낭유안 해안에 도착해 스킨스쿠버도 하고 물고기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봤지만 물속이 너무 흐렸던 것은 지금도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바닷가 풍경과 음식, 아로마마사지 등은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특히 이틀간 묵었던 ‘식스센스 풀빌라’는 신부가 다시 가고 싶은 장소로 꼽는다.
나도 역시 꼭 이곳을 다시 가고 싶다. 5성급 호텔에서 ‘직접 만들었고 국제표준이라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며 구입한 USB 상자가 도대체 왜! ‘텅텅’ 비었는지 따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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