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알려주세요 - 특파원이 궁금해요[■ 지종익 KBS광주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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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4-12-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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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알려주세요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타사나 타 매체에 대해 순수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취재 전반은 물론 생활함에 있어 먼저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선배에게 묻고 싶은데, 또는 잘 아는 누군가에게 묻고 싶은데 그러기 쉽지 않은 기자들을 위해 협회보가 대신 묻습니다. 궁금증 우체통 : kwangjupress@naver.com
■ 지종익 KBS광주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특파원이 궁금해요

방송기자가 아니면 알기 쉽지 않은 특파원 제도. 드라마 속에서 성공한 기자들로 그려지는 것만 봐왔지 특파원은 어떻게 되고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해요.
그래서 3년이 넘는 특파원 생활을 일본 도쿄에서 보내고 최근 복귀한 지종익 KBS광주총국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특파원의 일과는 어떤가요.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도쿄 시부야의 NHK 안에 있는 KBS 일본지국으로 출근해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취재해야 할 거리는 많습니다. 일본은 재해대국이죠. 제가 있는 동안 한일관계가 요동쳤고, 북한은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총을 맞기도 했죠.
운전하는 도중 차를 멈추고 1보를 처리하거나 리포트 제작을 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시차가 같아서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죠.
‘일본을 더 알아야겠다’는 욕심에 주로 일본인들과 교류했습니다. 기성언론에서 활동하는 기자보다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들과 자주 소통했습니다.
특파원 조건이 궁금합니다. 까다롭지는 않나요?
KBS의 경우 만 5년 차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1차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2차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외국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본 기자와 한국 기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현장에 가면 답이 있다고 많이 하잖아요? 일본도 물론 그렇습니다만, 기록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일본에서는 기록만 꼼꼼히 살펴도 특종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떤 분야든지 기록이 빠짐없이 잘 되어 있고, 보관이나 공개 시스템도 그렇습니다. 일본이 느리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매뉴얼을 잘 파악하면 의외로 수월합니다.
과거사 문제는 특히 기록이 중요하고요. 2011년쯤 일본에서 ‘매스컴(마스코미)’과 ‘쓰레기(고미)’를 섞은 ‘마스고미’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 한국에선 세월호 사건 이후 ‘기레기’라는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방식과 의미, 현상까지 무척 비슷하죠.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나요?
부임 후 얼마 안돼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후보로 올릴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미리 섬에 들어가 강제동원 담배 배급 명부, 증언 등을 취재해 연일 단독 보도로 9시뉴스의 톱을 장식했습니다. 일본 외무상의 ‘강제동원 자체가 없었다. 다 끝난 일’이라는 의회 발언도 단독 취재였습니다.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지 불과 사흘만이라서 의미와 파장이 컸습니다.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공식 명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처음 보도했습니다. 처음엔 제 보도에 꿈쩍도 않던 정부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점에 일본 측에 명부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특파원을 다녀오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 같은데요.
임기가 끝나갈 무렵에야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왕 보도’나 ‘재해 보도’, ‘주간지저널리즘’ 같은 일본 저널리즘의 특징을 정리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고요. 도쿄를 더 즐길 수 있는 책을 쓰려고 목욕탕 마니아·레코드 수집·달리기 등 여러 분야의 오타쿠들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책을 내고 싶은데 아직 손을 못 대고 있지만요. 이런 개인적인 숙제들을 끝내면 차분히 ‘진짜 일본’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이수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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