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경제회복? ‘위드 코로나’ 자의적 해석 경계해야-경제부 출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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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1-11-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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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경제회복? ‘위드 코로나’ 자의적 해석 경계해야
‘직격탄’ ‘빚더미’…경마식 불황 보도에 피로감
소상공인 손실보상·코세페 시행에 분위기 전환
기자실에 속속 발길… 출입처 재택근무 축소도
묵은 관행 반성할 때…‘슬기로운 취재 방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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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단계적 일상회복이 본격 시행되면서 출입처 재택근무가 축소되는 등
대면 취재 기회가 점차 늘고 있다.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출입처 기자실’ 중심 취재 관행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빚으로 버틴다’ ‘자영업자 최악의 해’ ‘코로나 생활고’ ‘빚투’ ‘코로나에 발길 뚝’ ‘코로나 직격탄’…….
기자협회보 원고를 쓰기 전에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스스로 보도한 기사들의 제목을 살펴봤다.
경제부 기자들은 그동안 끝 모를 무력감을 느끼며 지역 경제의 처참한 상황을 전해왔다. 속출하는 폐업이나 실업난 등의 소식을 감염병 확진 보도만큼 경마식으로 보도 해왔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소상공인들에게 ‘지금 형편이 어떠시냐’고 묻는 건 곤욕이었다. 마수걸이도 못한 상인에게 하나라도 팔아주고 나와야 그나마 마음이 놓였고, 그렇지 않았을 때는 마감하는 내내 불편했다.
이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는 기사를 쓰고 있다는 점에 경제부 기자들은 한껏 고무돼있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는 방역조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내린 국가적 결단이다. 코로나19와 공존을 전제로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국내 최대 소비촉진 행사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제도’ 등이 단계적 일상회복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점차 살아나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기자들의 취재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계의 재택근무가 대폭 축소되면서 대면 취재가 가능해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석 달 넘게 공석이었던 금융담당 기자들은 최근 새로 간사를 뽑으면서 단체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발길이 뜸해졌던 기자실도 점차 예년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코로나19 2차, 3차 대유행이 거듭되면서 일부 기업체 기자실은 한 때 폐쇄되기도 했다. 이 같은 여건에서 화상 취재를 이용하는 신문 기자들도 잇따라 생겨났다.
사기업 홍보실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일상회복 국면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 한 대형 유통매장 홍보 담당자는 “재택근무를 늘리고 기자들과 만남이 줄어지면서 오히려 자료 제공 등 언론 대응을 효율적으로 하기 힘든 부작용도 있었다”며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도 앞서지만 불특정 다수를 응대하는 유통업계 특성상 방역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언론계 재택근무는 철두철미한 사전 준비가 이뤄진 뒤에 가능한 얘기다.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 언론사가 아무런 준비 없이 재택근무를 확대한다면 자칫 면피용 기사를 양산하거나 온라인 노동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는 일 년 가까이 누리지 못했던 달콤함을 맛보았다.
경제부 기자들은 ‘위드 코로나’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활용하는 걸 경계해야 할 것이다.
먹거리와 생필품을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기 위해 아침 댓바람에 마트 앞에 줄을 선 시민들이나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한 술집 풍경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내수 진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지만 느슨해진 방역 때문에 지역민의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코로나19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굳혀진 취재 관행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술자리에서 기삿거리를 뽑아내는 게 어려워졌고, 출입처에 자주 드나드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됐다.
경기 불황의 그림자는 언론사에도 예외 없이 드리웠고, 온라인 보도 강화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서로의 건강과 민생을 보호하면서 ‘슬기롭게 취재하는 방법’은 모든 기자들의 과제로 남았다.
/백희준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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