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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사죄 기다린 광주시민에 남긴 전두환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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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4-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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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사죄 기다린 광주시민에 남긴 전두환의 한 마디

 

취재진도 분노하게 만든 알츠하이머 환자의 또렷한 답변

광주시민들 몰려나와 전 씨에게 항의하자 도망치듯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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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재판이

지난 3월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가운데 전 씨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정회성 연합뉴스 기자

 

지금 시속 150km 밟고 있어요.”

지난달 11일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섰다.

앞서 지난해 827일과 지난 17일 공판에 불출석했던 전 씨는 법원이 강제 구인장을 발부하자 기소 10개월 만에 법원에 자진 출석했다.

전 씨를 태운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는 서울 자택에서부터 따라붙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휴게소에 들리려던 것도 포기하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는 예정보다 훨씬 늦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재판부는 이날 법원 내부 촬영을 불허했다. 따라서 취재진이 접근할 수 있는 구간은 전 씨가 탄 승용차가 멈추는 지점부터 건물 현관까지 불과 10m도 안 되는 거리였다.

협소한 공간에 몰려든 100여명의 취재진은 안전사고를 막고 전 씨에게 한 마디라도 더 듣고자 미리 협의를 거쳐 전 씨의 동선에 최소한의 취재기자와 촬영기자를 배치했다.

경호원이 승용차 뒷좌석 문을 열자 전 씨는 특별한 부축 없이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쳐다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십니까라며 첫 질문을 했으나 경호원들에 의해 거칠게 밀쳐졌다.

전 씨는 눈길을 돌리지 않고 이동했으나 이어 다른 취재진이 발포 명령 부인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때, 경호원이 마이크를 든 취재진의 팔을 붙잡아 제지하는 과정에서 마이크가 전씨 왼쪽 가슴을 가볍게 쳤다.

전 씨는 마이크를 뿌리치고 일순간 취재진을 노려보고는 왜 이래!”라고 소리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39년간 사죄를 기다려온 광주시민에게 남긴 한마디였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법정에서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변했다.

그러나 총 75분간 진행된 재판에서 50분 가까이 꾸벅꾸벅 졸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방청석에는 5·18 당시 군인들의 총칼에 가족을 잃거나 감옥에 갇혀 고문당한 5·18 단체 회원들과 광주시민들이 앉아 있었다.

정숙을 유지하던 방청객들은 전 씨의 변호인이 헬기 사격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 무죄를 주장하자 전두환 살인마라고 소리치며 분개했다.

법정 밖에서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도 분노에 차 전 씨가 탈 차량을 에워쌌고 일부는 차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왜 이래발언을 할 때를 빼고는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던 전 씨는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왜 그랬던 것인지 수없이 묻고 싶었던 광주시민들을 뒤로한 채 광주를 떠났다.

/장아름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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