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이이익” 건강 적신호…병 안고 사는 기자들
게시글 작성정보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12-13 15:28
- 조회수 5,150
- 댓글수 0
게시글 본문
“삐이이익” 건강 적신호…병 안고 사는 기자들
지방간·위염·거북목·허리디스크 주렁주렁 달고살아
평균 수명 ‘가장 짧은’ 직업군…3D업종 기정사실
과음·스트레스·수면부족 등 “스스로 챙기는 수밖엔”
# 기자 생활 10년 차인 A기자는 건강검진 날이 다가오면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나이가 먹을수록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나면서 검진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을까 두려워서다. 특히 지난해 잦은 음주로 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지만, 계속된 술자리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과가 더 악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금주 등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쉽게 지켜지지 않아 한숨만 내쉴 뿐이다.
# B기자는 입사 이후 위염을 자주 앓아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된 복통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탓도 있었다. 며칠 약으로 버티면 또 나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미련하게도 일주일간이나 참았던 B기자는 고열과 함께 앉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복통으로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단순한 위통으로 알았던 통증은 극심한 염증으로 인한 장 부음 현상이었고, 위염이 심화돼 위궤양 초기 증상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 C기자는 매주 자세 교정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평소 좋지 않았던 허리가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더욱 악화돼 디스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기사 마감을 하다 보면 어느새 삐뚤어진 자세로 돌아가 있다. 여기에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구부러지는 일명 거북목 증후군이라는 ‘일자목 증후군’까지 더해져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자는 아프다
대한민국 상당수의 기자는 아프다.
나이와는 별개로 일선 기자들은 항상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자들의 건강 악화는 대부분 직업적 특성 탓이다.
원인을 한 가지만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가장 큰 원인은 잦은 과음과 스트레스, 과로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볼수 있다.
실제로 광주‧전남 기자들은 일주일에 적게는 2~3회, 많게는 8회 이상(낮술을 포함)의 술자리를 갖는다. 근래 들어 회식 문화 등에서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고 있지만 입사 초년생과 정치부, 사회부 기자들은 빈번한 술자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언론인은 건강 지표 중 하나인 수명이 짧은 직업군에 속한다.
지난 2011년 김종인 원광대 장수과학 연구소장이 48년간(1963~2010년) 언론에 보도된 3천215명의 부음기사와 통계청의 사망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수명이 ‘가장 짧은’ 직업군에 언론인이 꼽혔다.
언론인의 평균 수명은 67세로, 평균 수명이 긴 종교인 82세와 비교하면 약 15년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10년(2001~2010년) 간의 연구에서도 언론인은 하위권인 72세를 기록해 평균수명 82세인 종교인과 10년 차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직업이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기자라는 직업이 힘들고(Difficult)·더럽고(Dirty)·위험한(Dangerous), 일명 3D업종에 속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극한 직업에 속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듯 보인다.
대게 건강은 질환이나 병, 유전적 요인 개인 습관 등이 만들어 내는 결과지만, 이를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기자의 ‘근무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노동시간 자체가 길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국의 언론인 2017’에 따르면 기자들은 하루 평균 약 10시간 8분가량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법정근로시간을 2시간여 초과하는 것이다. 부서별로는 △정치부-10시간 45분 △사회부-10시간 39분으로 가장 길었다.
지역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회부 소속 D기자는 “직업 특성상 마감 또는 발제 스트레스가 항상 뒤따라온다. 남들 쉬는 주말·휴일에 같이 쉰다는 것도 ‘꿈’같은 일에 해당한다”며 “연차를 더해갈수록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기자들의 업무 스트레스는 음주와 흡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악순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담배와 술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기자들의 건강을 갉아먹는다.
같은 자료를 보면 기자들의 흡연율은 30%였지만 흡연자들의 하루 평균 흡연량은 14.8개비였다. 담배 한갑에 20개비인 것을 가만하면 이틀에 3갑을 흡연한다는 것이다. 음주 행태도 월 1회 이상이 88.6%에 달했다.


스스로 건강 챙겨야…
기자들 대부분이 현장에서 축적된 피로와 취재원과의 만남, 잦은 술자리 등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누울 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이 같은 현실에서도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위해 또다시 몸을 움직이고 있다.
E기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기자는 특별한 일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2.4km 가량의 달리기에 나선다. 그는 온몸을 움직여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물에 젖은 솜 같던 몸이 한결 가벼워진단다. E기자는 “매일 달리려고 노력하지만 약속이 있는 날엔 지키기 쉽지 않다. 최근엔 날까지 추워져 나가기 싫을 때가 많다”며 “자신과의 타협을 물리치고 운동을 나가면 다음날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한다는 그는 체중 감량과 함께 체력 또한 증진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기자는 “기자라는 직업이 건강을 악화시킬 때도 많다.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기자 생활을 오래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며 “달리기는 체력을 강하게 할뿐 아니라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잔근육을 키울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신체는 물론 정신까지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희윤 남도일보 기자
-
이전글
-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