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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야기Ⅰ]1,2년차 신문 기자들 현장 뛰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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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11-15 13:20
  • 조회수 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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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야기Ⅰ]1,2년차 신문 기자들 현장 뛰어보니

 

하루하루 메우기 바쁘다보니 심도 있는 취재 아쉬워


근무 환경 개선 없이는 도태되는 일만 남은 것 같을 때도

취재 기사 킬 당하거나 장기간 나가지 않을 때 주눅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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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입사한지 1, 2년차 신문기자들은 취재한 기사가 킬 당하거나 장기간 지면에

반영되지 않고 뒤로 밀려날 때의 좌절감으로 인해 주눅드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처음의 각오와

패기는 잃은지 오래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다. 여기에 일주일에 서너번씩 참여해야 하는

술자리는 정말 그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기자는 하루살이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이 어느 정도는 실감이 난다.

매일매일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고 다음날이면 새로운 마감이 기다리고 있는 업무 때문이다.

기자의 꿈을 안고 신문사에 입사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획기사를 쓰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방 신문들의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자들이 기획기사는 차치하고서라도 면을 메워야 하는 과중한 업무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당연히 일주일 이상 시간을 필요로 하는 심도 있는 기획기사는 엄두도 못 낸다.

기자는 사건을 보는 직관과 순발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 사안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장기적인 인내심과 통찰력도 필요하다.

지역신문기자 1년차 언저리에 있는 필자가 벌써 심도 있는 기획기사를 쓰는 것이 휴일을 반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있는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또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한 사람에게 주어진 업무량은 많아지는 것은 물론 내가 맡은 출입처에서 수많은 일들을 빠지지않고 체크하기란 쉽지 않다. 입사 당시 선배들이 왜 얼굴에 흑빛을 달고 사는지 몰랐지만, 아주 조금 기자 생활을 해보니 선배들이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마감이 끝나고 퇴근하는 선배들은 오늘은 겨우 버텼다는 표정이다.

미디어 홍수 시대, 갈수록 열악해져가는 지방신문의 근무 환경 개선 없이는 도태되는 일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때는 마감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오후 늦은 시간.

내 기사를 수정중인 부장님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타닥타닥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내 숨통을 조여 온다.

부장님은 미간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막내야~ 아야~ 너 일로 와바라며 소리친다.

입사 이후 내 이름 석자가 불린 적은 거의 없다. 부장님은 저 호칭이 편하신가 보다. 부장님은 기사를 고치다 한숨을 내쉬며 처음부터 다시 써와라는 명령을 내린다.

마감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일을 다 끝마친 부서 선배는 불편한 시선으로 너만 끝나면 퇴근이야라는 표정을 짓는 것만 같아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한다.

입사한지 갓 1. 취재한 기사가 킬 당하거나 장기간 지면에 반영되지 않고 뒤로 밀려날 때의 좌절감은 항상 스스로를 주눅들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처음의 각오와 패기는 잃은 지 오래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수습을 뗀 후 출입처를 배정받은 뒤 공무원, 경찰, 시민 단체 등 여러 조직의 시스템과 체계를 파악 하는데만 1년 가까이 걸렸다.

사실 현재도 출입처 관련 조직 체계 및 문화 등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

직업의 특성상 누구보다 빠른 정보력과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하지만 누구하나 해답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특히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내 기사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것이다.

기사의 방향이 올바른지,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이 주는 압박감속에 사는 하루하루는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

너 설마 집에 가는 거 아니지?”

기자생활을 하다보면 빠질 수 없는 술. 기자들은 술독에 빠져 산다는 우스갯소리는 어느 정도는 펙트다.

필자는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지 못한다. 자사 선배를 비롯한 타사 선배, 출입처 등 여러 사람들과의 잦은 술자리는 매번 나를 힘들게 한다.

항상 술자리에 가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기자 생활을 못하는 후배로 낙인찍힐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억지로 술을 들이킨다.

술 못 먹으면 먹지마라는 몇몇 선배들의 말도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어느새 취기가 올라 눈 앞이 핑 돌며 정신은 흐릿해 진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지만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킨다.

경험상 이 같은 술자리는 절대 1차로 끝나는 법이 없으며 멤버에 따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배들은 “2차는 막내가 골라라는 명령 아닌 명령이 떨어진다.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지만 내 머릿속엔 온통 내일 아침 일정만이 맴돌고 있다.

언제쯤 편하게 귀가하거나 부담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을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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