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맛집] 먹고는 삽시다 - 광주 서구 농성동 ‘창신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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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7-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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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맛집]
먹고는 삽시다 - 광주 서구 농성동 ‘창신식당’
사람 사는 냄새 ‘폴폴’…‘꾼’들이 사랑한 맛 집
이게 진짜 불맛! ‘돼야지고기’…뼛속까지 고소~한 ‘황실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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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맛집 투어에는 김상훈 편집국장님을 비롯해 주미·양설란 편집기자,
송대웅·임영진·정채경·최성국 기자가 함께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 탓에
‘각’이 나오질 않아 양설란 기자가 희생해 건진 단체사진
타닥타닥.
늦은 7시를 15분여 앞둔 광남일보 편집국 안. 조용한 사무실 내엔 타자치는 소리만이 적막을 깬다. 마감을 위해 기사를 작성하는, 노동의 앙상블로 들릴 수 있겠으나 그것은 오답이다. “언제 나갈까” “먼저 가서 시켜놓고 있을게” “오늘 디졌다(?)” 등 퇴근 후 ‘밀회’와 관련한 계획들이 메신저를 통해 논의된다. 어느 때보다 신나는 퇴근인사를 외치고 우르르 나왔는데, 뜻밖에 인물이 발길을 멈칫하게 한다.
“어디 가니?”
김상훈 편집국장님이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한국과 독일전이 치러진 6월27일 저녁 편집국장님과 놀기 좋아하는 젊은 기자들 그리고 7월2일자로 막 수습기자 딱지를 뗀 친구들과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퇴근 후 밀회에 국장님과 동행하다니. 기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받아들이기로 한다. 인생은 생각대로만 풀리는 게 아니니까.
이 기묘한 조합이 향한 곳은, 농성동 ‘창신식당’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은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나는 정겨운 곳이다. 모닥모닥 붙어있는 테이블은 여차하면 옆 테이블 사람과 ‘짠’을 할 만큼 가깝고, 메뉴판 속 메뉴보다 ‘물건 좋은 날’ 만들어 내놓는 특별 메뉴가 더 사랑받는 곳. 내공 깊은 ‘술꾼’들이 사랑하는 대포집이다.
식당은 이미 만석이었지만, ‘모두 8명’이란 소리에 특별 공간이 오픈된다. 단체 손님이 아니면 내어주지 않는 공간인 모양이다. 덕분에 그럴싸한 ‘룸’에 자리한다.
먹고픈 메뉴가 여러 개지만, 고민은 짧게 하기로 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돼야지고기’와 ‘황실이 전’을 맛보아야 “아~거기. 나 가봤어”라 할 수 있으므로.
먼저 한 점 한 점, 연탄불에 구워낸 돼야지고기가 나왔다. 숭덩 숭덩 막 썬 고기처럼 보이지만,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딱 1:1이다. 일단 첫 고기는 쌈 없이 간다. 씹을수록 쫄깃한 고기와 ‘불 맛’이 어우러지면서 삼키는 순간까지 맛있다. 이어 달달한 배추에 고기 한 점을 올리고, 구수한 집 된장을 얹어 먹는다. 곧 바로 아까 타 둔 ‘소+맥’ 한 컵을 비우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인생의 진리를 일깨우게 된다.
우걱우걱 먹어대는 기자들을 바라보며 국장님은 “마음껏 시켜라” 명령한다. 우리들은 기다렸단 듯 ‘돼야지고기’를 추가 주문한다. 연탄불에 구워 나오는 것이기에, ‘끊기지 않고’ 먹기 위해서는 선주문이 필수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해물라면과 참치비빔밥 주문도 이어진다. 원안대로라면 ‘내가 쏘는 날이었는데…’ 생각하니, 왜인지 더 흥이 나서 신나게 젓가락을 놀린다.
정신없이 먹고 있는 틈을 타, 국장님은 자꾸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말해보라” 한다. 이 좋은 술과 안주 앞에서 무슨 불만이 있겠습니까요. 입은 오직 한 개 이므로, 일단 먹는데 집중한다.
뒤이어 ‘황실이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실이는 원래 ‘황강달이’라는 재미없는 이름을 가진 바닷물고기다. 발음이 어렵기도 하겠거니와 부르는 맛도 없어서 남도 사람들이 황실이, 깡다리, 황새기라 새 이름을 선사했다 전해진다. 사실 바닷사람이 아니라면 황실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겠다. 어촌에서 나고 자란 필자 또한 젓갈, 구이, 매운탕으로 다양하게 만나봤지만 이를 통째로 지져낸 전은 처음이다.
황실이전은 대가리만 떼어낸 황실이에다 부침가루를 묻혀 튀기듯 구워낸 것이다. 이처럼 조리법이 간단한데는 재료가 좋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황실이전은 이 집의 고추 소스와 합이 딱 이다. 야들야들 고소한 생선살에다, 약간 매콤한 소스가 더해진다. 통째로 전을 부친 것이라, 가시가 있다. 그러나 생선 가시가 약해서 먹는 데는 문제없다. 일단 드셔보시라, 뼛속까지 고소하다는 말을 절감할 수 있을 테니.
8명이서 돼야지고기 6접시와 황실이전 2접시, 해물라면 2개 참치비빔밥 두 그릇을 해치웠다. 2차를 위해 조금 자제하는 지혜로움을 발휘한 것이다.
/박세라 광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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