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이야기] 광주MBC 7년차 막내 기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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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03-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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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7년차 막내 기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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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는 파업 이후부터 회의 방식이 바뀌었다. 파업 이전에는 각 팀의 팀장만
회의에 참여해 아이템을 발제했다면 파업 이후엔 모든 기자가 한 테이블 위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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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회의가 끝나고 ‘오늘의 뉴스팀’이 꾸려지면 취재기자 2, 3명에 카메라 기자 2명,
컴퓨터 그래픽 담당 등이 자체 팀을 짜서 정보를 공유한다.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주인공인 무대포 유오성이 이런 말을 한다.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난 한 놈만 패!”란 이 대사, 최근 광주MBC 뉴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광주MBC의 뉴스는 파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파업 이전에는 백화점 나열식 뉴스를 했다면, 파업 이후에는 한 가지 주제를 밀도 있게 다룬다.
파업 기간 동안 광주MBC 보도국은 수차례에 걸친 세미나 끝에 뉴스 포맷을 바꾸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뉴스에 깊이가 없었다. 시민들에게 그래도 오늘은 뉴스를 본 것 같다라는 느낌을 주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회의 방식도 달라졌다. 파업 이전에는 각 팀의 팀장만 회의에 참여해 아이템을 발제했다면 파업 이후엔 모든 기자가 한 테이블 위에 앉는다. 사회, 행정, 경제 팀 등에서 아이템 발제가 이뤄진 뒤 오늘의 뉴스로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선택한다. 발제하면서 부족하거나 놓쳤던 부분은 집단 지성을 통해 보강한다.
전체 회의가 끝나고 ‘오늘의 뉴스팀’이 꾸려지면 공포의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진다. 카톡방에는 보통 취재기자 2, 3명에 카메라 기자 2명,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 담당이 들어온다. 정보를 공유하고 빠른 대화를 위해서다.
회의가 모두 마무리 되면 기자들은 현장으로 나간다. 그리고 현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기사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스탠드업’, 즉 현장을 배경으로 기자가 리포트를 한다.
방송사별로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스탠드업은 방송 기자의 숙명이다. 기사의 줄기를 짜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스탠드업이 나오지 않는다. 기자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도 태풍으로 물에 잠긴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걸어 나오면서 스탠드업을 했는데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스탠드업 중 하나다.
또 방송이다 보니 임팩트 있는 영상을 찾아야 하고, 취재원의 인터뷰나 녹취를 따야한다. 타 방송사에 나오는 영상이 내 기사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선배의 질책을 달게 받아야 한다.
이렇게 현장을 누비며 취재를 다 끝내고 나면 사무실로 들어와 기사를 작성한다. 방송 기사는 시간으로 원고의 길이를 잰다. 다시 말해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게 작성해야 하는데, 보통 1분 30초 정도로 기사를 쓴다. 더 길어지면 시청자들이 보기에 따분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 ‘오늘의 뉴스’를 하고 난 뒤부터는 뉴스 길이도 탄력적으로 바꿨다. 취재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 1차 데스킹은 팀장이 맡는다. 기사 구조를 바꾸기도 하고, 오타를 바로 잡아주기도 한다. 이렇게 통과한 기사는 마지막으로 취재부장의 손을 한 번 더 거친다. 팩트는 다 맞는 건지, 기사는 재미있게 썼는지를 최종적으로 감수 받는다.
이렇게 검증이 된 기사는 취재기자의 목소리로 태어난다. 기자마다 오디오 톤도 다르고, 읽는 억양도 다르다. 기자마다 특색이 있는 건데 이 부분을 잘 들어보는 것도 기사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녹음한 오디오를 컴퓨터 편집기로 불러내 기사 순서에 맞게 편집하는 작업까지 취재기자가 마치면 그 뒤에 영상취재 기자가 영상을 붙인다. 글도 중요하지만 방송은 영상이 더 중요하다. 더 좋은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영상취재 기자들의 고민이 기사에 녹아 들어간다.
영상취재 기자의 편집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 기자는 자막을 넣어야한다. 이 작업까지 마쳐야 비로소 하나의 기사가 완성된다. 오타는 없는지 기사 제목은 섹시한지 마지막까지 고민이 이어진다. 또 자막엔 하나의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고생한 스텝들의 이름이 들어간다. 영상취재 기자, 컴퓨터 그래픽 등 1분 30초라는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기사를 만들기 위해 수고한 사람들의 이름이 들어간다. 기사를 볼 때 이 부분도 눈여겨 봐주시라. 여자 컬링팀이 올림픽에서 보여준 팀워크처럼 하나의 기사엔 광주MBC 보도국의 팀워크가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송정근 광주MBC 기자, 사진=광주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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