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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거점회의 동행기] 김철원 광주MBC 기자 - "한국의 촛불, 위대한 민주주의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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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7-02-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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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위> 김철원 광주MBC 기자(맨왼쪽)와 김영범기자,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일신·김성희씨가 회의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래> 인도 거점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각국의 인권운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도 거점회의 동행기] 김철원 광주MBC 기자 



 "한국의 촛불, 위대한 민주주의의 이정표"



亞인권운동가들, 탄핵 이끈 민심 주목
"어떤 나라에도 없던 일" 찬사 이어져
빈곤·여성·종교·교육·전쟁 등 주제
세션별 30~40여명 참여 토론 '후끈'



광주MBC의 5·18 36주년 특집 다큐멘터리와 스토리펀딩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가 5·18 기념재단과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관하는 5·18 언론상에 선정돼 부상으로 인도거점회의에 동행하게 됐다. 떠나는 날(2016년 12월 9일)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표결이 국회에서 예정돼 있었던지라 한국을 떠나는 심경은 복잡했다. 언론인으로서 역사적인 날을 기록하고 보도해야 하는데 인도로 떠나는 바람에 의무를 다할 수 없는 데 대한 부담과 함께 가결이든 부결이든 이후 벌어질 심란한 국내 정치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있을 수 있겠다는 홀가분함이 섞인 감정이었다.


모든 것을 놓고 떠나자고 마음먹었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느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인도 케랄라주에 도착하기 전 경유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박 대통령 탄핵이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는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했다. 가는 데만 26시간 걸리는 긴 여행의 여독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듯했다. 가결보다는 탄핵이 부결됐을 때 예상됐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컸던 만큼 펜과 카메라를 잠시 놓는 데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만 할 수는 없었다. 도착한 아침부터 혹독한 회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인 인도 케랄라 산림연구소에 새벽에 도착, 그 날 아침부터 사흘간의 회의를 시작했다. 인도 거점회의는 1998년 제정되고 광주에서 선포된 '아시아인권헌장' 20주년이 되는 오는 2018 년을 앞두고 시대변화와 지역 실정에 맞는 보충선언문 작성을 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네팔, 스리랑카, 홍콩 등 아시아 각 나라에서 모인 인권운동가 30~40명이 세션마다 참여했는데 딴청을 피우는 이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빈곤과 여성, 종교와 교육, 전쟁과 가정 폭력 등의 주제도 다양하고 출신도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이 있었으니 한국에서 날아온 대통령 탄핵 소식이었다.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전국을 뒤덮은 거리의 촛불 물결은 민주주의 실현에 관심이 큰 인권운동가들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태국 우본 랏차타니 대학의 교수인 차이엔 교수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일어나 본 적이 없는 일이다" 태국에서는 서양의 사례를 따르곤 했는데 한국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민주주의다"라고 극찬했다. 인도 소수자교육위원회의 존 다얄 씨는 "한국인 스스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한 일은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가결과 탄핵심판, 대선으로 이어지는 이행 과정을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주목하는 건 당연해 보였다.


여성인권과 빈곤의 문제, 종교갈등의 문제로 허덕이고 있는 여러 나라 인권운동가들이 부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우쭐하기도 했지만 정작 5·18 기념재단은 이러한 시각을 경계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탄핵사태가 그들에게 좋은 사례가 된다하더라도 그러한 점을 자랑하거나 뽐내서는 안된다고 김양래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말했다. 탄핵 사태마저도 가르치고 전파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국제 연대사업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2016년 겨울의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사태는 한국민주주의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다.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촛불집회가 진행될 수 있었던 데는 1980년 5월 항쟁과 1987년의 6월 항쟁 때 뿌린 시민들의 투쟁에 그 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 생각과 경험을 아시아의 여러 인권운동가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비록 마음껏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이심전심격으로 그들의 부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인도 거점회의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듯 하다. 인도에서 먹었던 강렬한 향신료의 추억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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