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펀딩 도전기] '이야기의 힘'으로 영역의 한계 뛰어넘다-김철원 광주MBC 기자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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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 도전기] '이야기의 힘'으로 영역의 한계 뛰어넘다-김철원 광주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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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7-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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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하) 광주MBC 김철원·김영범 기자가 故김병구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는데 도움을 준 국무상씨를 지난 3월말 서울에서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스토리펀딩 도전기]

'이야기의 힘'으로 영역의 한계 뛰어넘다



김철원 광주MBC 기자



'5·18 널리 알릴 수 없을까' 고민서 시작


지역 언론 공익사업 새 모델 가능성 확인



광주MBC 5·18 36주년 기획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는 5·18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전국의 젊은이들에게 조명을 비춘 프로그램이다. 경북 영주 출신의 대학생 김의기씨, 부산시 초량동이 고향인 노동자 김종태씨 등은 순전히 광주와 광주 시민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거나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오늘날 그들의 이름을 모른다. '우리 이래서는 좀 곤란하지 않겠느냐'하는 심정에서 시작한 기획이었다. 광주 시민들을 위해 죽어간 이들의 이름을 광주시민들이 몰라준다면, 그들의 기일에 맞춰 제사를 지내주지 않는다면 그건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1차 주시청 타깃은 광주시민이었다. 광주시민, 혹은 5·18 관련 단체들이 이 연속보도 혹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리가 해마다 5·18의 과제라 말하는 '5·18의 전국화'가 과연 무엇이겠는지를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했다. 5·18이 국가기념일이 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거두는 다른 한편으로 축소되고 왜곡되는 현상의 원인이 오로지 극우세력에게만 있는 것인지 화두를던지고 싶었다.


다음으로는 다른 지역에 사는 전국의 시민들이 타깃이었다. 그들에게 옛날에 5·18을 생각하며 광주 시민들에게 미안해하며 살았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줬으면 했다. 5·18을 겪지 않았거나 어렸을 때 겪어서 기억이 희미한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5·18을 조롱하고 왜곡하는 이들에게는 5·18이 당신들의 조롱을 받을 정도로 그냥 이뤄진 역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면 오늘날 뭔가 맥빠져 보이는 듯한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소통, 연대 이런 가치에 생기가 돌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획의 타깃이 그렇다면 전국이라는 말인데 광주·전남 일부지역을 가시청권으로 하는 지상파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옛날 같았으면 서울MBC가 5·18 프로그램을 전국 방송에 편성해주는 걸 기대해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생각한 게 포털사이트 다음의 '스토리펀딩'이었다. 500명 넘는 창작자들이 도전했고 상당수 스토리가 네티즌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었다. 1인 창작자나 신생미디어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되고는 있었지만 계급장을 떼고 콘텐츠로 승부하면 될 것도 같다는 느낌이 왔다.


연속기획보도 리포트 10편을 만들고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짬짬이 스토리펀딩에 연재할 글과 사진을 갈무리했다. 스토리펀딩의 문법은 뉴스나 프로그램과 달랐기에 별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동시에 3가지 트랙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었겠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면식도 없는 창작자가 쓴 글을 보고 마음을 열고, 지갑을 열고, 로그인을 통해 글을 써서 마음을 열어준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라도가 뿌리인 사람으로 5·18 때문에 경상도 사람들에게 막연한 미운 감정이 있었는데,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를 읽고 누그러졌다"는 댓글을 보고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름 예산도 풍부한 제도권 언론이 네티즌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무슨 앵벌이를 하느냐며 흘겨보는 시선 또한 있었다. 만약 우리가 '펀딩'으로 모은 돈을 제작비에 사용했다면 있을 법한 비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기사로, 콘텐츠로 보여주면 자연스레 해소될 오해라 생각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진행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공익사업 모델이 될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당초 '스토리펀딩'에서 주목한 건 '펀딩'보다는 '스토리'였다. 그리고 그건 지역언론이 갖는 영역의 한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실험이었고 도전이었다. 펀딩은 부수적인 것으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이 모아준 소중한 정성이 쌓인 것이었고 그건 5·18 기획이 꾀했던 의도를 현실세계에서 구체화할 수 있게 만들어준 종잣돈, 마중물이 돼주었다. 네티즌들의 응원은 기분좋은 덤이었다. 1석 3조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기자나 PD 혹은 그 누구든,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욕심내볼 만한 매력 넘치는 플랫폼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는 힘이 세다.

▶ 김철원·김영범 기자는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 보도로 지난달 제93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지역보도 부문 기획보도상을 수상했다. /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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