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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못 올 소중한 시간 가족 위해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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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4-12 14:48
  • 조회수 6,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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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복귀를 앞둔 올해 초 홍콩 여행을 떠난 이윤주 기자와 두 딸


다시 못 올 소중한 시간 가족 위해 '올인'



이윤주 무등일보 기자



사 후 오롯이 1년을 꼬박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첫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시작된 '육아휴직' 때문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이었으리라.


'육아휴직'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직장맘'들이라면 비껴갈 수 없는 고민이다.


특히 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필자처럼 일찍 하교를 하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퇴근할 때까지 집에서 혼자 기다리게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면 더더욱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실제 퇴사까지 고민했던 절박한 나날들도 있었다.


어찌됐든 '휴직=휴식'일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편견을 등에 업고 육아휴직에 돌입했다.


일부 동료 여기자들, 그리고 직장맘들 사이에서는 출산 직후도 아닌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육아휴직이 받아들여진 회사의 분위기를 부러워하는 시선도 있었다. 또 '육아 휴직'을 탐탁치않게 여기는 남자 선배들의 뒷소리를 전해듣기도 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한 시간이 1년이나 주어졌기 때문이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의 그늘에서, 결혼 후에도 아이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24시간을 주부로만 살아보기는 태어나 처음이었다.


사실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소소한(?) 계획들도 많았다.


집안을 깔끔하게 재단장하고 아이와 공연이나 전시회를 다니며 문화적인 소양도 쌓으리라.


'삼시세끼' 정갈한 반찬으로 가족들의 건강도 챙기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여유있게 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가 필요로 할 때 늘 달려갈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녹록치 않았다.


간단한 아침식사까지는 늘 하던 일이라 어렵지않았지만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일과들을 소화해내기가 벅찼다.


첫째 아이를 등교시키고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내면 오전 10시가 된다. 집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집안일이라도 할라치면 어느새 첫째 아이 하교시간이 된다.


육아 부담에 절박한 고민…
편견 뒤로 하고 과감히 휴직


소소한 계획도 많았지만
쳇바퀴 도는 듯 벅찬 현실


아이 재촉하던 버릇 사라지고
두 딸과 함께한 24시간 행복



다시 부랴부랴 학교로 가 방과후학교 1-2개와 피아노학원을 마치고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에들러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오후 6시쯤이다.


잠시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곧장 부엌으로 가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식사 후에는 아이들 숙제와 준비물을 점검한다. 아이도 엄마도 입학 후 맞이하는 모든 것이 처음인지라 서툴고 우왕좌왕하기일쑤였다.


밤 9시가 넘어서면 순순히 잠자리에 들지 않으려는 아이들과 씨름을 하며 씻기고 잠자리에 들면 아이들을 재우던 나도 함께 코를 골고 있다.


아이들이 자고 나면 그날 밀린 일들을 하겠다 마음먹지만 잠자리에 든 순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날이 밝아오면 똑같은 일과가 반복됐다.


육아휴직 초기의 여유는 점차 초조함으로 바뀌어갔지만 그래도 조금 있으면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기겠거니 내 스스로를 위로했다.


행복했던 순간도 많았다. 직장생활과 집안일에 쫓겨 늘상 아이를 재촉했던 버릇이 점차 사라졌고 학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있는 아이를 벤치에 앉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행복했다.


학교에 체험학습 보고서를 내야하지만 주말이 아닌 평일에 훌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도, 해가 아직 하늘에 남아있을 때 아이와 손을 잡고 집에 함께 들어서는 것도 마냥 좋았다.


그저 내 아이와 24시간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웃음이 났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은 후딱 지나가버렸다. 정말이지 너무 속절없이 가버렸다.


다시 올 수 없는 안타까움에 후회와 아쉬움이 남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나와 아이에게는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육아휴직 날짜를 꼽으며 복귀를 고민하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 난 회사에 다시 출근한지 한 달 남짓 되어간다.


2학년이 된 아이는 학교생활에도 꽤 익숙해졌다. 방과후 학교와 학원 스케줄을 짜며가급적 아이가홀로 엄마를 기다리는시간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아이는 여전히 전화 한 통화면 엄마가 한달음에 달려올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아이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일같이 종종걸음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일상이 어느새 익숙해져 오히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더 느껴질 때면 가끔은 지난 1년이 정말이었나 싶기도 하다.


아이와 회사를 놓고 고민하는 순간들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모르지만 어느 선배의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여유와 희망으로 나를 다잡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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