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만에 떠난 파리 "깨지 않는 꿈이었으면…"-정겨울 광주매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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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7-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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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상 오른쪽)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긴 '인생샷'.
(하) 취재후 마주한 센강의 한가로운 오후 풍경
입사 1년만에 떠난 파리 "깨지 않는 꿈이었으면…"
정겨울 광주매일신문 기자
통역 불발·공항에선 미아 될 뻔
초보의 전쟁같은 '밀당' 취재
자유로움 속 4시간 넘는 인터뷰
"한국도 가능할까" 생각에 씁쓸
소중한 경험…기자 생활 밑거름
"겨울아, 너 프랑스 갈 수 있게 됐어!" 취재 중 갑작스레 선배한테 받은 '낭보'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 대상자를 발표하던 날, 내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다. 입사 1년을 갓 넘긴 나에게 첫 해외 취재는 너무 감사한 기회였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꿈에만 그리던 프랑스를 간다니 믿기지 않았다.
기쁨과 설렘도 잠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과 프랑스 국립극장 5곳을 엮어내는 기획취재 주제여서 극장장 인터뷰가 필요했다. 급선무는 능력있는(?) 통역 구하기였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해 프랑스에 지인들이 있었던 터라 인맥을 총동원, 한·불 통역이 가능한 프랑스인을 3일 만에구했다. 너무 순조로웠다. 하지만 프랑스 출국을 3주 앞두고 얼굴도 모르는 프랑스인은 "논문 준비 때문에 바빠요. 아무래도 안되겠어요"라는 문자 한통 달랑 보내고 연락 두절.머릿속은 백지 상태가 되고, 등줄기에 식은 땀이 났다. 청천벽력이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는가. 최고의 행운은 최악의 상황에 찾아왔다. 광주매일신문에 격주로 프랑스 문화 관련 특집을 게재 중인 이영미씨의 딸이 통역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통역을 맡기로 한 학생이 수소문해 극장장 섭외부터 인터뷰 일정까지 잡았다. 행정 처리가 거북이와 다를 바 없는 프랑스에서 3주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행운이고 기적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나홀로 해외로 떠나는 것은 처음. 생면부지의 땅에서 혼자 일주일을 지낼 생각에 출발 전부터 걱정이 되고 막막했다. 어찌 됐건 준비 완료. 꼬깃꼬깃 이코노미 좌석에 몸을 구겨 넣었다. 12시간의 비행 후 꿈에 그리던 파리에 도착했다. 설레임에 취해서일까. 아뿔싸, 초보는 항상 티가 난다. 파리 땅을 밟아보기도 전, 도착과 동시에 샤를드골 공항에서 길을 잃었다. 숙소로 가는 픽업 차량도 찾지 못해 1시간 30분을 또 헤맸다.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 숙소에 짐을 풀었다.
전쟁같은 도착 신고(?)에도 불구하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둘째 날부터 곧바로 취재가 이어졌다.인터뷰 대상은 프랑스 최대 극장인 코메디프랑세즈 디렉터와 파리 북부의 콜린 국립극장 디렉터. 현장에서 일하는 디렉터들에게 각 극장의 역사, 현재 모습부터 미래 발전방향까지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문화부 기자 입장에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준비과정부터 오랜 시간 공식절차 등 '밀당'(?)을 거친 인터뷰에는 분명 공통점이 있었다. 동방의작은 나라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도 3~4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허락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너무나 진지했다. 과연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취재 후 온 몸으로 마주한 파리의 에펠탑, 센강, 바또무슈, 스트라스부르의 TGV, 노트르담성당, 일강 등이 생생하다. 행복하고, 꿈같은 일주일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음은 프랑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매일 마감에 허덕이는 게 눈 앞의 현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그 꿈에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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