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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인문학 강좌…손철주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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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11-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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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인문학 강좌…손철주 미술평론가

 

"마음 실어 옛 그림 감상해야 숨은 가치 찾을 수 있어"

 

 

"숨어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 2일 오후 광주 남구 주월동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 6층 강의실.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기자 20여명에게 이 같은 질문이 던져졌다.

 

강의실 안에는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손철주 미술평론가는 은일(隱逸) 사상을 거론하며 운을 뗐다. 손 평론가는 "숨어 산다는 것에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숨어 살기와 혼자 이루기'라는 주제로 강의하던 손 평론가는 그간 미술에 대한 글을 썼던 경험과 옛 그림에 대한 탁월한 안목으로 옛 그림에 담긴 은자(隱者)의 이미지를 읽어갔다.

 

그는 옛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역사와 문학을 이해하고 마음을 실어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중목의 '눈 온 날'과 강희연의 '은사의 겨울나기'라는 그림을 놓고 "두 작품 중에 어떤 선비가 숨어 사는 선비인지 맞춰보라"고 제안했다.

 

'눈 온 날'에는 집 안에 있는 선비가 온통 눈으로 덮인 집에서 산 능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은사의 겨울나기'도 언뜻 보면 눈에 덮여 은둔 생활을 하는 선비를 표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은사의 겨울나기' 그림에는 집 오른편에 다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손 평론가는 "내가 필요해서 '다리'라는 통로를 놓더라도, 이는 상대가 내게로 오는 길이 될 수 있다"면서 "누군가 찾아와 벼슬자리를 제안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숨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선시대나 현재나 은거를 즐기는 선비라고 하더라도 태생적으로 벼슬에 대한 욕망은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라며 "진짜 은사는 '눈 온 날'의 선비"라고 강조했다.

 

심사정의 '고사판폭' 작품에 대한 명쾌한 해석도 이어졌다. 거문고를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는 선비의 모습에서 '음악과 자연의 소리를 끊임없이 비교 관찰하는 게 선비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자는 졸렬함과 소박함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며 "가야금이 만들어지면서 기교와 기술이 발휘된 것을 탐구하는 것보다 본래 통나무의 습성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인간의 타고난 습성과 자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은일 사상은 숨어살되 자연, 음악, 인간의 습성,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서 누구보다 빼어난 존재가 되는 것"이라며 "은자가 도달해야 할 경지는 외로운 곳에서 깨닫고 홀로 나아가는 것이다. 마음을 실어서 옛 그림을 보면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는 옛 그림을 감상을 통한 고결하고 순결한 마음을 지니는 빙심(氷心)의 중요성, 자연은 날리는 꽃잎이나 흐르는 물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섭리 등을 공유했다.

 

-신대희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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