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올해의 기자상] 대상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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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2-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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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기자상] 대상 연합뉴스
참사의 비극 속 기록은 멈출 수 없다
국가 항공안전 허점 집중 조명
항공법·해외규정 등 구조적 접근
“이런 사고 다시는 반복 없길”
2024년 12월 29일. 연말 휴일이던 일요일 아침,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다급한 알림이 울렸다. 여객기가 공항 시설물에 부딪혀 폭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정확한 상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장비를 챙겨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사고의 전모는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사고 지점과 현장지휘소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다. 통제선은 곳곳에 설치돼 있었고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사이렌을 울리며 계류장으로 이동하는 경찰차와 구급차의 방향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며 탑승객 가족들이 하나둘 공항에 도착했다.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채 급히 달려온 이들도 있었다. “내 가족이 저 안에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지만 출입 통제는 유지됐다. 혼비백산한 현장을 마주한 순간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기자로서 이 현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사고 발생 약 12시간 뒤인 오후 9시 30분, 현장에서 179명이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국내 여객기 사고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였다. 공항 대합실의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고 현장은 울분과 절규가 뒤섞인 공간이 됐다. 공항을 가득 메운 유가족들의 호소에도 취재는 멈출 수 없었다.
이후 취재팀은 공항에 거점을 두고 교대로 현장을 지켰다. 수시로 열리는 브리핑을 전하며 사고 원인을 추적했다. 조사 과정에서 조류 충돌로 기체에 이상이 생긴 여객기가 활주로 착륙을 시도하다 시설물과 충돌해 참사로 이어졌다는 사고 경위가 드러났다. 특히 충돌 지점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등 항공 안전 시설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으며, 국가 항공 안전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내고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난해한 항공법과 해외 안전 규정까지 분석하며 참사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희생자 ‘179명’이라는 숫자 뒤에 놓인 사연들은 유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함께 다녀온 가족여행까지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취재에 임했다.
사고 수습이 진행되고 모든 장례가 마무리되자 공항에 모였던 취재진도 하나둘 현장을 떠났다. 취재팀은 마지막까지 공항을 지킨 뒤 각자의 취재 현장으로 복귀했다. 참사의 비극 한가운데서도 기록은 이어졌고 그 기록은 현장을 떠난 뒤에도 남았다.
현장을 떠나며 동료들이 공통으로 남긴 말은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기록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그 기록이 기억이 되고 이후의 책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참사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며 1년 넘게 깊은 슬픔 속에 있는 유가족들에게도 마음으로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또 현장을 함께 지킨 선배들과 파견과 취재를 지원한 취재본부, 편집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형민우, 박철홍, 정회성, 천정인, 정다움,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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