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기협·조계종 공동주최 ‘나는 절로, 불회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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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6-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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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전기협·조계종 공동주최 ‘나는 절로, 불회사’ 현장
마감 말고, 연애?…기자들, 불회사서 ‘절로’ 눈이 맞다
고즈넉 전경·화창한 봄날씨에 참석자들 ‘설렘’ 폭발
‘서로의 세계’ 이해…저마다 특별한 인연 실타래처럼
1박 2일이 남긴 인연…“절 아닌 속세서 마주치기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쏟아지는 사건·사고, 매일 전쟁 치르는 듯한 마감의 압박, 밤낮없는 취재 경쟁….
기자로 산다는 것은 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의 연속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연애 세포’는 화석이 되곤 한다. 그런 기자들에게 조금 특별한 혹은 설레는 사건이 찾아왔다. 광주전남기자협회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BBS광주불교방송이 후원한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그것이다.
행사 당일인 지난달 24일, 전남 나주 덕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불회사(佛會寺)에 광전기협 소속 기자들과 지역 지자체·기업에 다니는 미혼 남녀 각 11명이 모였다. 한눈에는 호기심, 다른 한쪽 눈에는 기대감이 역력했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화창한 날씨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불회사의 전경은 그 자체로 완벽한 ‘최고의 조연’이었다. 콘크리트 숲과 삭막한 취재 현장만 오가던 기자들의 마음에 은은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첫 만남의 어색함과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한 탐색전 속에서 치열하게 오가던 눈치싸움은 불회사의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점차 녹아내렸다. 랜덤 데이트와 오리엔테이션, 1대 1 로테이션 차담, 야간 자유 데이트로 이어진 1박 2일 일정 속에서 참가자들은 서로를 알아갔다.
타생지연(他生之緣),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한다. 1박 2일의 시간 동안 사찰의 고요함 속에서 저마다 특별한 인연의 실타래를 엮어 나갔다. 단순히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는 ‘소개팅’의 목적을 넘어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걸어오고 또 살아가는 이들이 불회사라는 공간 속에서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광전기협이 ‘나는 절로’를 기획한 이유와도 맞아떨어진다. 박진표 협회장 또한 ‘나는 절로’를 공약한 후 시행하기까지 줄곧 단순히 소개팅이 아닌, 서로 다른 직군을 만나며 인연을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혀왔다. 실제 기자들은 타 직군 참가자들의 일상과 고민을 들으며 시야를 넓혔고, 반대로 다른 직군의 참가자들은 기자라는 세계를 알게 됐다. 행사에 참석한 차범근(가명) 씨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면서 기자가 되는 게 꿈이기도 했다”며 “실제 기자와 만나 얘기하다 보니 대화하는 데도 막힘이 없고 취재 경험을 듣는 것도 재밌었다”고 했다.
A 기자 또한 “불교에서 유래한 단어인 ‘인연’을 찾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절 불회사에서 유독 화창한 날씨 속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속세(?)와 멀어진 채 얼굴과 직업, 이름 등 사전 정보 없이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고, 1박 2일간 다양한 직업군과 연고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며 세상이 넓어진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의 마음을 거울에 비춰보는 성찰의 기회가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B 기자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내 마음에 더 솔직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커 참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설렘과 긴장 속에 시작한 1박 2일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값진 시간이었다. 참여하지 않았다면 쉽게 하지 못했을 말과 표현들을 처음으로 꺼내어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해봤고, 진심이 상대에게 닿기 위해서는 표현 이상의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점도 배웠다”며 훗날 더 나은 모습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1박 2일 행사에서 최종적으로 세 커플이 탄생했다. ‘사랑의 작대기’가 서로를 향한 결과다. 현장에서는 커플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도 커플 성사를 응원하는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C 기자는 “일반적인 소개팅이 혼자만의 성공과 실패였다면, ‘나는 절로’에서는 커플의 탄생이라는 성공 사례를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축하하는 느낌이었다”며 최종 커플들의 좋은 기운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는 따뜻한 응원을 덧붙였다.
‘나는 절로’가 남긴 인연의 끈은 불회사의 일주문을 나선 뒤에도 이어졌다. D 기자는 “행사가 끝나고 한두 주쯤 지났을 때 길거리에서 참가자 중 한 명을 딱 마주쳤는데, 서로 단박에 알아보고 인사를 나눴다”며 반가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친구 사이도 아니고 직장 동료도 아닌데, 그런 특별한 만남의 자리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을 속세에서 우연히 마주치니 훨씬 더 반갑고 신기했다.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 진기한 경험이었다”고 웃음을 띠었다.
광전기협은 처음으로 연 ‘나는 절로’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도 행사를 이어갈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진표 회장은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에 회원들의 의견을 받아 내년에 다시 해보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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