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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내몰린 기자들. 우이산호 충돌 기름유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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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4-03-14 20:22
  • 조회수 5,188
  •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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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31일, 전남 여수 GS칼텍스 부두 앞 바다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28만 톤의 원유를 싣고 부두 접안을 시도하던 우이산호가 바다 위에 설치된 200m길이의 송유관을 들이받아 기름이 바다로 유출된 것이었다. 평온하던 설날은 끔찍한 악몽으로 돌변했다. 
 kbc 취재진은 사고가 난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송유관 시설은 마치 폭격을 맞은 금방이라고 무너져 내릴 것 같았고 파손된 송유관 3곳에서는 시커먼 원유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바다를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어렵사리 소형어선을 섭외해 현장으로 가까이 접근했다. 
 무너져 내린 구조물 사이로 강한 물살이 몰아친 상황에서 6명이 탑승한 1톤 남짓의 소형어선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요동을 쳤고 여러 차례 전복위기를 맞기도 했다. 
또 원유가 온몸에 튀기고 역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생생한 영상을 담아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달려오느라 기름 유출에 대비한 보호 장비는 커녕 그 흔한 마스크도 갖추지 못한 채 말 그대로 위험을 감수하며 취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평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나는 냄새도 제대로 맡지 못하는데 사고현장에서 엄청난 양의 기름 냄새를 접하니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정말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취재진은 그렇게 한 시간여 동안 사고현장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해경이 추정한 기름 유출량은 16만 4천 리터. 원유가 7만 리터, 나프타 6만 9천 리터, 유성혼합물 2만 5천 리터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특히 나프타는 발암성과 피부 부식, 생식세포 변이 등을 일으키는 위험 유해화학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사고 당시에는 그저 생생한 화면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 아무런 준비 없이 저돌적으로 현장에 접근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이 행동이 얼마나 무모한 짓 이었나 아찔한 따름이다. 오죽했으면 취재진을 계속 지켜본 해경 직원이 “오늘 밤에 아마 머리가 아파서 잠 못 잘 겁니다. 약 꼭 드셔야 해요.”당부의 말까지 할 정도였다. 정말 그 날 밤은 해경 직원의 말대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첫 날 사고 이후 취재진은 매일같이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보호장비는 마스크 하나가 고작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기름유출 사고 취재에 2주일 정도를 매달렸다. 두통과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지만 병원은 단 한 번 도 가지 못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안이하게 생각했던 탓이었다.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기자들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사고현장에 빨리 가기 위해 때론 과속을 때론 신호위반을 하기도 하고 위험을 무릅쓰며 사고현장을 취재하기도 한다. 특종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기자들의 열정은 정말 높이 살만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건 기자들의 안전이라는 걸 이번 취재를 통해 뼈져리게 느꼈다. 
박승현 기자(kbc광주방송 동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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