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감염세에 일상된 불안감…‘혹시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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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0-09-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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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감염세에 일상된 불안감…‘혹시 나도?’
도심을 삼켜버린 코로나19
재난현장 보도 무게감 상기
<사진설명> 조희원 여수MBC 기자가 지난 8월 코로나19 지역 확산세가 심각했던
순천에서 관련 리포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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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지난 8월 팔마체육관에 마련된 가운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일대가 대기 차량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8월 19일. 늦은 라디오 방송 녹음을 끝내고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던 자리였다. 지역사회 ‘마당발’로 통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한 분이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가 들어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순천에서 한 명 나왔다는데요?”
올 것이 왔다 싶었다. 지난 반 년 동안 지역 감염 없이 버틴 것만도 용한 일이었다. 광복절을 낀 그 전 주말,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성 예측이 쏟아졌던 터였다. 황급히 순천시청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70대 노인이 1차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고, 2차 결과는 다음날 새벽쯤 나온다고 했다. 결과가 양성으로 최종 확인되면 아침 뉴스에 비중있게 다뤄야 했기에 사실상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조 기자님, 양성입니다.”
시작이었다. 순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차 감염은 금방 3차 감염이 됐고, 4차 감염으로까지 번졌다. 단 열흘 만에 확진자의 수가 60명을 넘어섰다. 평소 알고 지내던 취재원도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코로나19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 실감났다.
매일 아침 ‘혹시 나도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닐까’ 자문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순천을 취재할 때면 문을 연 식당, 거리를 다니는 시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시민 인터뷰를 하려면 30분씩 거리를 헤매야 했다. 텅 빈 도심은 을씨년스러웠다. 자영업자부터 전업주부까지. 힘들지 않다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보건소 직원들은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졌고, 집단감염의 시초인 5번 확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모두가 불안하고 예민했다.
다행히 9월 들어 순천의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해졌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역학조사에 협조하며 ‘집콕’한 덕에, 감염원 파악도 어렵지 않았고 확산세도 둔화된 것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순천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도 1단계로 낮아졌다. 하지만 예전처럼 활기 띤 제 모습을 찾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광복절 고비는 이렇게 넘겼지만, 또 언제 어디서 대유행이 시작될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미 한 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낸,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조희원 여수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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