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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취재 고군분투기-무작정 대기 일쑤…‘감염원’ 취급 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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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0-03-17 15:34
  • 조회수 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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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대기 일쑤감염원취급 설움도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기자들의 일상도 크게 바뀌었다.

누군가는 병마와 마주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몸으로 느껴지는 불황을 취재하며 가슴 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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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고등법원에서

기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방역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나건호 전남일보 기자

 

마스크·고글로 중무장

동료·지인들 접촉 꺼려

 

최일선에서 뛰는 사회부 기자와 사진·영상 촬영 기자들은 코로나19의 위험을 가장 가까이에서 직면하고 있다.

취재와 사진을 병행하는 A 기자는 지난달 4일 광주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자 환자가 발병 직전 체류했던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임시 폐쇄된 병원 내부로 접근할 수 없어 보건당국 공무원이나 병원 직원들이 잠시 나올 때까지 칼바람을 견디며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밀접 접촉자들의 격리가 해제된 날에는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까지 취재해야 했지만 건강한 모습의 격리 대상자들을 보니 가족의 일처럼 기뻤다고 한다.

A 기자는 일명 뻗치기는 견딜 만 하지만 하루종일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바쁘게 뛸 때 과호흡을 유발하는 마스크를 벗어 던질 수도 없고 안경 렌즈에 김이 서려 카메라 초점이 잘 안 보일 때도 많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실내에서는 답답함이 더 커지고 카메라의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온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혹시 나도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도 많다. B 촬영 기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가 활동한 주월동 선교센터 건물을 취재하면서 내부의 어떤 것도 손으로 만지지 않았고 로우앵글로 촬영할 때 카메라가 바닥에 닿는 것조차 신경 쓰였다고 전했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가까이 오지 말라. 너도 출입 통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놀릴 때면 서운한 마음도 들지만 먼저 지인들과 멀리하려고 노력한다.

 

경제·문화·체육 등 사실상 휴업

연일 기삿거리 '마른걸레 짜기'

 

유통 출입인 C 기자는 얼마 전 지역농협 간담회에서 악수 대신 주먹 맞대기에 도전했다. 코로나19 위험성을 방지하고 누구 하나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어색함도 깰 겸 시도한 인사법이다.

C 기자는 매출 타격을 입은 매장을 취재할 때 가장 괴롭다고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져 매출이 반 토막 난 매장 직원에게 손님이 얼마나 떨어졌냐는 식의 잔인한 질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침체한 분야는 경제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스포츠 분야도 셧다운(Shut Down)이 현실화됐다.

각종 대회가 조기 종료되거나 연기되면서 체육기자들은 지면과 방송을 채울 아이템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D 기자는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조기 중단되면서 응원하던 광주도시공사 여자부 팀의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끝나버렸다며 아쉬워했다. 프로축구연맹도 리그 개막 무기한 연기를 결정, 31일 예정됐던 광주FCK리그1 복귀전도 미뤄졌다. 거기에 광주·전남 모든 체육시설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선수들이 자택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 얼굴 보기조차 어려워졌다.

D 기자는 주말도 없이 일하는 동료들 앞에서 차마 티를 내진 못하지만, 체육 기자들도 매일 아이템 고민에 허덕이고 있다. 20년 경력의 선배들조차 오늘 쓸 기사가 없다며 하소연할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마찬가지로 문화 분야도 지면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시립미술관 등 주요 문화 기관 대부분이 잠정 휴관에 들어갔다. 그나마 관람객이 덜 모이는 전시도 미뤄지거나 취소됐고 광주극장 영화 개봉일도 미뤄진 상태다.

E 기자는 취소·연기 기사를 쓰는 것도 한두 번이고 예고 기사조차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직업인으로서 나의 어려움보다 큰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모두 한마음으로 빨리 이 상황을 극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장아름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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