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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초년생'의 총선 생존기-오탈자 하나에 거센 항의…사실관계 ‘확인 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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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0-03-17 15:16
  • 조회수 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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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초년생'의 총선 생존기


오탈자 하나에 거센 항의사실관계 확인 또 확인

정보 놓칠라매일 후보와 스킨십하루 수 십개 기사쓰며 파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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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4·15총선을 준비하는 정치 기자들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은 연일 기자회견 등으로 핫플로 등극했다 

 

술자리도 일이라 어쩔 수 없어 미안해 ㅠㅠ

첫 번째 결혼기념일을 지낸 2년 차 남편이 아내에게 자주 보내는 메시지 내용이다. 조금 과장하면 기업 홍보팀 술상무의 변명 같기도 한 이 메시지를 매주 1~2회 반복하다 보니 미안함을 넘어 쫓겨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는 나날이다.

애초 후배들과 어울리는 저녁이 많았던 데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일과 후는 더 바빠졌다. 부서를 막론하고 좋은 정보는 곧 좋은 기사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부를 처음 맡는 기자에게 어려운 점은 정보를 수집할 인맥이 좁다는 것이다. ‘정치부 초년병딱지를 떼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려다 보면 정치인을 만난다든지 관련 취재원을 만나 술자리를 하는 시간이 늘 수밖에 없다. 한 명씩 낯을 익히는 단계다 보니 적당히 가지 않아도 될 자리에도 굳이 얼굴을 비추곤 한다. 연이은 술자리로 인해 업무 외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자주 듣게 됐다.

그래도 선택의 문제인 잦은 술자리 고충은 본 업무 부담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보통 언론사마다 시·도청과 의회에 각각 한 명씩 배치되고 일부 기자들의 경우는 의회와 시·도청 출입을 병행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보통 신문사는 정치부 기자가 2~3명 배치되고 그에 따른 데스크가 한 명 있게 된다. 방송사의 경우는 신문사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배치되는 정치부 기자 숫자는 비슷하다.

이들 정치부 기자들은 매일 해당 언론사의 1면부터 4면 사이의 정치 섹션의 톱, 사이드를 맡게 된다. 매일매일 작성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힘든 업무다.

특히 이번 총선은 415일 실시되지만 대부분 언론사는 사실상 지난 추석을 기점으로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출마 예상 후보들에 대한 연락처 확보, 사진, 경력 사항 등을 확보한다. 출마 후보군이 적게는 수십명에 이르고, 전남도를 맡고 있는 기자들의 경우 수백명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결코 간단하지 않은 데다 부서 인력에 여유가 없어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다.

총선 관련 기자회견도 빈번하다.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한 달간 25건으로 크게 늘더니 119, 224회 등 3달간 총 68건의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대부분 기자회견이 월···목요일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빈도수로는 거의 매일 1건 이상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출마 선언에서부터 각종 이슈에 이르기까지, 많을 땐 30분 간격으로 4건의 기자회견이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총선 입지자들 모두 민감하다 보니 기자회견만큼이나 보도 요청·항의도 잦다. 기자 입장에서 단순 보도기사에부터 기획기사에 이르기까지, 글자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부 선배들은 사건 기사와 달리 습득한 정보를 어떻게 잘 분석하고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습득한 정보는 정치부 간 공유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특히 이해관계자 간 설명이 상이한 경우가 많아 잘못된 정보를 잘 가려야 한다. 자칫 사실과 거리가 멀거나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해석했다가는 상대 측으로부터 거센 항의가 들어오고 편파적인 기자로 낙인이 찍히기 쉽다.

여론조사가 이뤄질 때만 반대 양상이다. 평소와 반대로 정치부 간 정보 공유가 막힌다.

비단 정치부 기자뿐만 아니라 후보 측, 정당 관계자 등으로부터 어김없이 전화가 울린다. 처음에야 별 뜻 없이 받았다가 한참이나 사정을 듣고 끊었지만 최근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면 전화기를 꺼놓는다. 기자로서 상상 못할 일이지만 회사에서도 이날만큼은 연락두절을 권장한다.

대체로 여론조사 분석 기사는 당일 점심 전후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기사 작성이 끝나는 순간부터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 숫자 하나에서부터 이름 한 글자까지 눈이 빠져라 교열하고 또 교열하지만 교열 과정에서 오탈자 없는 여론조사 기사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작성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보고 또 보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지만 공표시각 직전까지 수정을 반복하곤 한다.

총선까지 40여일, 코로나19 여파와 선거 시즌이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는 선후배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면서 올 한해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유대용 무등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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