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서두르지 말고, 넌 잘해 왔으니까”-수험생 자녀 둔 회원들의 하나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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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12-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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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서두르지 말고, 넌 잘해 왔으니까”
수험생 자녀 둔 회원들의 하나같은 마음
“최고의 아들·딸들…스스로 앞길 개척 자랑”
<사진설명> 2020 수능을 하루 앞둔 지난달 13일, 회사로부터 받은
수험생 자녀 선물을 든 양기생 무등일보 부장이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솔직히 둘째여서 더 신경이 덜 가기도 했고 우리 일이 또 술자리가 많으니까 독서실에 못 데려다 주고도 그랬는데 그래도 스스로 해낸게 참 대단하고 믿음이 가.”
수험생 자녀를 둔 무등일보 양기생 부장에게 감회를 묻자 그는 미안한 마음부터 나타냈다.
양 부장은 지난 11월 수능날 둘째를 고사장까지 데려다 주며 차 안에서 20여분간 못다 한 대화를 나눴다.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지 말기를 바랬는데, 생각해보니 둘째는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냈던 터라 믿음이 갔단다.
첫째에게는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전날 아무리 술을 먹고 폭음을 해도 학교나 독서실에 데려다 주는 것을 빼먹지 않았는데 둘째부터는 아무래도 마음이 풀렸단다.
섭섭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둘째는 복잡한 학종 관리도 스스로 척척 해내는가 하면 진로 설계도 자립심을 갖고 세웠다.
그렇다 보니 고사장으로 향하는 둘째에게는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시험지 읽어보고, 질문하고 지문 꼼꼼하게 읽어봐”라는 원론적인 조언만 했지만, 거기에는 척척박사 둘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수능 전날 회사인 사랑방미디어에서는 수험생 자녀들을 위한 선물이 전달됐다. 작은 선물이었지만 큰 시험을 앞둔 자녀에게 힘이 돼 주고 싶어서인지 이를 들고 가는 양 부장의 뒷 모습은 경쾌했다.
근무 때문에 수능을 보러 가는 내 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지 못한 이도 있었다.
광주CBS 권신오 국장 역시 올해 수험생 부모였지만 수능 당일날 당직이었던 터라 수능을 보러 가는 딸을 배웅하지 못했다.
대신 수능 전날 짧게나마 격려의 뜻을 전했다. 넌 충분히 고생했고, 그러니 결코 성적 때문에 실망하거나 미안해하지 말라고.
네가 쌓아온 실력 그대로 치러 보고,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실 일이라고 어깨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예쁜 딸은 서울에서 수험 준비를 하느라 집에서 따스하게 보살펴 주지 못한 아쉬움도 남지만 광주에 있는 동안에는 무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한단다.
광주일보 박정욱 차장은 수능을 보러 가는 아이에게 그저 등만 두들겨 줬단다.
이런 저런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될까봐, 그저 부담갖지 말라고만 했단다.
시험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건강이 늘 걱정이었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를 데릴러 가고 마중 나가고 해야 했는데 우리 업계 일이 술자리가 많다보니 자주 보살펴주지 못했다.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이번 수능날 만큼은 아이들을 위한 날로 보냈다. 아침 일찍 수험장에 데려다 주고 시험을 마친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며 그간 못다한 마음을 나타냈다.
광주MBC 이재원 부장은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아이가 그저 건강히 지금까지 버텨준 것이 고맙기만 했단다. 고1때 자칫 실명할 수도 있는 위기로 막망 박리 수술을 했고, 고 2때는 기흉으로 다시 수술을 했다. 두 차례의 전신 마취 수술을 거치는 아픔을 겪고 나니 공부 기대보다는 그저 건강하길 바랄 뿐이다. 수능을 준비하면서도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지가 걱정이었다. 그래서 “더이상 긴장하지 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라며 격려했단다.
아이가 커 오는 순간 순간마다 아빠로서 어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단다.
사건기자일 때는 매일 현장에 갔다가 새벽에 파김치가 돼 들어오곤 해 아이와 놀아주지도 못하고, 나이가 되고 직급이 오르니 또 출장이다 뭐다 바쁜 일상으로 신경을 쓰지 못했단다. “좋은 아빠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이 부장은 다행히 아이가 타고난 활발한 성격으로 아픔을 이겨내고 운동을 즐기며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낙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성장의 순간마다 함께 하는 아빠가 되어 주고 싶단다.
올해 수험생 자녀를 둔 회원들은 26명이었다.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다른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인생의 첫 문턱을 넘은 자녀들과 그들을 지켜본 부모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서충섭 무등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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