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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던 고산증…천국같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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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9-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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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촨성 리탕고원에서 광주일보 김진수 기자가

거니에신산을 구성하고 있는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상)


해발고도 4900m의 광주 캠프1에서 이정현 총대장과

전남 학생산악연맹 대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하)




지옥같던 고산증…천국같던 풍경



김진수 광주일보 사진부 기자


지난 7월 광주·전남·대구·경북·부산지역 학생산악연맹의 중국 스촨성 거니에신산 합동 등반 원정을동행 취재했다.


성도에서 3일 동안 차로 이동해 해발고도 3900m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4900m의 캠프1까지를 오가며 지냈던 10여 일간의 시간을 정리하면 고산병, 폭우, 야크 이 세단어로 요약된다.


여정 2일차 해발고도 2500m에 위치한 캉딩마을에서부터 시작한 고산 증세는 출장 기간 내내 내 몸을 괴롭혔다.


고산을 처음 접해보는 터라 더더욱 호흡이 가빠졌다. 흡사 전날 과음 후 숙취를 겪는 듯한 두통까지 더해져 몸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함께 온 대구지역 산악회원이 비아그라 1/4알과 이뇨제, 두통약을 챙겨줬다.


이뇨제는 요량를 증가시켜 붓기를 빼주는데 사용되고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이 순환되는 걸 도와주는데 이뇨제 두 알과 비아그라 1/4알을 복용해보니 증세가 조금은 완화됐다.


우기인 현지 기상상황 때문에 자주 비가 내렸다. 등반기간 내내 내린 폭우 덕에 산행이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을 떠난지 4일만에 도착한 해발 3900m의 베이스캠프.


약 30m 높이의 언덕 아래 구릉지대의 이곳에서 숙식하던 3일째. 본부텐트 지붕 위를 '우두둑우두둑' 굵은 빗방울이 쳐댄다.


전날 새벽에도 비가 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잠을 청했지만 10분 쯤 지났을까 매트 아래로 빗물이 강물이 돼 흐르고 있었다.


빗물이 텐트 주변에 파 놓은 수로를 넘어 텐트를 덮친 것이다. 물은 순식간에 불어 옷가지와 소지품들에 스며들었다. 옆에서 자고 있던 다른 대원들이 벌떡 일어나 젖은 물품들을 건져냈지만 거의 젖어버렸다. 때아닌 '보트피플'이 된 채 밤을 새워야했다.


해발 4900m 두통·무력감
흡사 과음 뒤 숙취 겪는 듯
비아그라·이뇨제 덕에 극복
한밤 중 폭우에 '보트피플'


베이스 캠프를 비롯해 고산지대라 그런지 야크 떼들이 자주 보였다.


넓다란 평원. 먼발치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며 평화로움이나 여유 등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정작 그곳을 걸어가 보면 이러한 생각들은 싹 사라졌다.


해발 4900m 캠프1에 있는 대원들에게 식량을 가져다주기 위해 산을 오르던 중 야크떼들이 지났던 초원을 지나던 때였다.


다양한 색의 꽃들이 만발해 '이곳이 천국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을 즈음 발에 '물컹'하고 밟히는것들이 수두룩했다. '야크똥'이다.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온 산이 야크똥으로 뒤덮힌 듯했다. 더구나 계속된 비로 굳어있던 것들까지 흐물해져 땅을 밟는 족족 밟히는데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힘들었지만 좋았던 기억들도 있다.


먹는 게 남는 것이라 했던가. 출장 내내 먹는 정통 스촨성 요리, 베이스캠프 아래 마을 주민에게 구입한 자연산 송이버섯과 능이버섯들을 굽거나 삶아서 먹고 심지어는 라면에 넣어먹는 등 나름 몸보신도 했었다. 특히 산중에서 먹는 야크고기 맛은 질기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 중의 하나.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낯선 환경을 이겨내며 적응해 나가는 내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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