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겠습니다…그리고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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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4-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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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습니다…그리고 기록하겠습니다
다시 4월입니다. 제주에서 시작한 꽃바람은 광양 매화마을을 지나 구례 산수유마을에서 노란 융단을 풀어 놓았습니다.
지천이 꽃인데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 팽목항에는 사람들이 만든 노란 리본만 피었습니다.
▶ 관련기사6·7면
벌써 2년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이 침몰한 그날을 지켰던 현장의 기자들의 가슴에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참담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분노해야 했습니다.
차가운 바다에 자식을 묻은 부모에게 수첩을 들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가까이 가는 것조차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기록을 해야 했습니다.
함께 목 놓아 울고도 싶었고, 무책임한 정부 당국에 목청껏 항의도 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기자였기에 글과 사진으로 남겨야 했습니다. '전원구조'라는 씻을 수 없는 오보로 시작된 언론의 불신이망령처럼 우리를 괴롭혔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억울했습니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을 듣고 멱살을 잡혔지만, 우린 펜과 카메라를 놓지 않았습니다.
유독 기자들만 보면 욕을 하시며 달려들던 한 어머니는 몇 달이 지난 뒤 기자들에게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며 흐느꼈습니다. 순간 뷰파인더가 흐릿해졌습니다. 참을 수 없는 뭔가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습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세상에서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토록 싫었던 기자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지난해 4월 16일, 우리는 그들을 기억했습니다. 방송과 통신사는 물론, 지역 일간지들은 1면과 기획면을 통해 그날을 다시 썼습니다. 한 신문사는 모든 지면을 털어4·16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진도 울돌목 바다에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실종자 9명이 남아 있습니다.
인양 작업을지켜보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동거차도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천막을 치고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습니다.
다시 4월입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기록하겠습니다.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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