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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協 중국어학당 참여해보니] '니하오~' 왕초보 기자들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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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4-12 15:56
  • 조회수 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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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 공자 아카데미에서 첫발을 뗀 중국어 기자반 강좌.

처음 가졌던 학구열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강사와 카드 숫자놀이를 하는 박정욱(왼쪽)·김진수 광주일보기자(좌)

수강생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깜지 숙제(우)



[記協 중국어학당 참여해보니]


'니하오~' 왕초보 기자들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거창한 목표 대신 쉬운 표현 자신 있게

부장·논설위원급 대선배 놀라운 향학열


'저녁 술자리' 포기 힘든 기자사회 풍토
자기계발 위한 '아침' 시간 투자 어때요



매주 화·목요일 오전, 기자 20여명이 회화 교재와 필기구를 들고 광주 서구 쌍촌동 공자아카데미로 향한다. 매회 50분간 진행되는 중국어 회화 강좌는 지난달 3일부터 시작해 오는 5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애초 오전 7시45분 강좌만 계획됐지만 추가 개설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9시 수업도 생겼다.


강좌 첫날엔 수강생 명단을 훑어보기에 바빴다. 또래가 어느 정도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연차가 수년에서 많게는 20여년 차이 나는 선배들 사이에서 공부하다 '밑천'이 드러날 것 같아 지레 겁을 먹었다.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이 강좌를 냉정히 평가하자면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다. 중도 하차가 몇몇 있었지만 이는 강좌의 내용 탓 보다는 대부분이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었다.


중국어 기자반의 목표는 현지 파견을 꿈 꿀 만큼 거창하지 않다. 중국어 발음의 기초가 되는 병음을 익히고 인사하기, 숫자, 시간, 자기소개 등 기본적인 표현을 반복 연습한다. 유창한 회화 능력 보다는 현지인에게 "띵호와" 한마디라도 자신 있게 건넬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있다. '왕초보'인 수강생들은 익숙하지 않는 한자 표기를 때로는 그리다시피 받아쓰고, 강사의 지시에 따라 색종이를 오리거나 역할극을 하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연습을 수차례 했는데도 필자는 아직 성조를 구사해내지 못하고 있다.


교편을 잡은 강사는 20대 후반인 장소영씨다. 그보다 어린 수강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른 아침에 목이 잠길 법도 한데 매 강좌에서 청량한 목소리로 교단을 평정한다. 그는 한국어를 전혀 못해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오히려 학습 효과를 내고 있다. 특유의 밝고 쾌활
한 모습으로 남성 기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녀의 고향이 장가계이고 남자친구가 있다는 동향(?)은 강좌 초반부터 확보했다.


수업 분위기와 태도를 보면 때론 취재 현장에서의 열기보다 더 뜨겁다. 수강생들은 강의실에 들어설 때부터 '니하오 라오시(선생님 안녕하세요)'를 목청껏 외치며 사기를 돋운다. 강의가 끝난 뒤에 질문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동료 사이에는 '누가 우리 반 우등생인지' 정평이 끝난 상태다.


이 강좌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로의 이름을 외워두는 게 수업 들을 때 편하다는 점이다. 강사가 매번 수강생끼리 역할을 나눠 대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선배를 '워더펑요'(내 친구)라고 부르는 짜릿함을 언제 겪어 보겠는가. 선배에게 '밥을 먹었는지'(니치팔로마)를  열댓 번 물어보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부장·논설위원급 선배의 이름을 알기도 어려운데 그들 이름의 중국어 발음까지 섭렵하다니, 이야말로 '언론인 프렌들리'라 할 수 있겠다.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뒤에 듣는 수업이라 삐끗거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촌각을다투며 취재를 하는 기자들도 아침잠을 물리치고 제 시각에 맞춰오기란 쉽지 않다. 필자도 지각이잦은 탓에 선배들 얼굴 보기가 여간 부끄럽지 않다. 수업 끝날 때만을 기다리며 뒤편 시계에 눈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기자생활 2년이 되는 필자가 패기 넘치게 중국어 강좌를 신청한 이유는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이는 기자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다. 언론인이기에 매일 새로운 사건·현상을 접하지만 어느 하나에 파고들 수 있는 '덕심'이 필요했다. 무언가 할 일을 찾아 헤매던 차에 중국어 기자반 모집이눈에 띄어 공고가 나자마자 신청을 했다.


마감 뒤에 취미 생활을 할 바엔 취재원과 술 한 잔 더 마신다는게 팍팍한 기자의 일상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지기 힘들면 대신 '아침'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가지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동료들에게 일일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같은 맥락으로 이번 강좌를 듣게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백희준 편집위원(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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