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바로 세우자] 재난보도 어디까지…알 권리 vs 프라이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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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07-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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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바로 세우자] 재난보도 어디까지…
알 권리 vs 프라이버시
한 선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메르스 없는 대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메르스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 대열에 끼고 싶지 않아도 어디를 가나 메르스는 금방 대화의 중심 의제가 된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한데 나는 누군가의 생각이나 의견을 듣게 되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를테면 발언의 심층구조가 더 궁금해진다. 메르스 논의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언론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다가 지금은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동료 선생님과 메르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스치듯 지나간 대화가 전부였지만 그분의 발언은 아주 오랫동안 그 발언의 의미를 곱씹게 만들었다.
동료 선생님의 요지는 간결했다. 지금 메르스를 둘러싼 언론계 논의의 핵심은 통제된 뉴스(controlled news)와 통제되지 않은 뉴스 (uncontrolled news) 두 축 사이의 힘겨루기이고, 둘 다 일정정도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자신은 ‘통제되지 않은 정보’의 손을 들겠다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현직 언론인들이 이 의견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언론통제에 분노했고, 정부의 통제가 결국 메르스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경험했던 우리가 아닌가. 나 역시 통제되지 않은 뉴스, 다시 말해 자유로운 정보유통에 동의한다. SNS와 같은 민주적 소통도구가 일상화된 디지털 환경에서 통제된 뉴스는 그 자체로 역설적이며 심지어 우스꽝스럽게 보일 정도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문할 것이다. 정보의 과잉이 꼭 정보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혼란과 불안, 공포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좀 더 극단적으로는 우리는 아직 민주적 시민으로서 갖추어야할 소양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할 것이다.
결국 ‘메르스 사태’ 이후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알권리’ ‘표현의 자유’ vs ‘프라이버시 침해’ ‘혐오발언’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가치들이 충돌했을 때 우리 언론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하는 지와 같은 보다 본질적인 것에 있다고 본다.
가령 ‘재난보도 원칙’은 충돌하는 위의 가치들과 연계해 어떻게 제정되어야 하는가처럼 매우 구체적인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재난보도와 관련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보도 원칙이 제정되었지만 구체적인 수준에서는 매우 미흡하다. 또 각국의 재난보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난보도는 인권이나 프라이버시에 관한 한 불모지나 다름없다. 즉,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차분하게 장기적 재난을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보도가, 미국에서는 전 국민의 단합을 호소하는 보도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단발성으로 유사한 보도를 쏟아내거나 자극적이고 사건에 앞서가는 속보성 선정보도,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한 보도행태를 보인다. 그리고 섬세하고 구체적인 수준에서 논의되어야 할 가이드라인이나 보도원칙은 ‘표현의 자유’ ‘알권리’라는 이름 안에 용해돼 버린다.
日, 차분하게 재난대비 유도
美, 재난극복 국민단합 호소
신뢰 전제된 '절제의 뉴스'로
특히 보도원칙 또는 가이드라인은 과거 군사정부 시절을 경험했던 언론인들에게 통제(control)라는 악(惡)을 연상시키는 나쁜 용어로 치환되기도 한다. 앞서 동료 선생님도 통제된 뉴스(controlled news)를 같은 의미에서 파악했을 것이라 추론해본다.
그런데 통제가 아니라 관리된 뉴스(controlled news)라면 어떠한가? 사안의 근본적인 구조나 문제점을 파헤치는 측면에서는 치열하지만 현상을 표피적으로 전달하는 점에서는 관리되는 정보유통을 상정한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물론 관리된 뉴스를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정보의 투명성. 그리고 필요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신뢰의 회복. 이들이 충족되었을 때 과거 군사정권의 언론통제와 다른 품격 있는 정보의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야말로 세월호나 메르스를 겪으며 우리가 학습하고 회복해야 할 언론윤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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