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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아프지 마라. 그래야 취재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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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07-07 11:59
  • 조회수 6,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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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달 11일 보성군 방역 관계자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거주한

보성의 한 마을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배현태 전남일보 기자

 

“아프지 마라. 그래야 취재도 하지”

 

 

취재현장에서

 

메르스 확진 발표에 4명 급파

마을 출입통제 … 보성이 적박

현장기자 '콜록'에 모두가 긴장

 

 

메르스 공포가 극에 달한 지난 10일. 보성에서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우려와 걱정 속에서도 메르스 청정지역이란 타이틀을 잘 지키고 있었던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전남일보 내부에서는 긴급하게 취재팀이 꾸려졌고 다음날인 11일 행정팀과 현장팀으로 나뉘어 출동했다.


현장팀은 사진부 배현태 기자와 정치부 조시영 기자, 사회부 진창일 기자, 지역사회부 김건웅 기자가 보성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자들이 도착한 보성군 보성읍 주음마을 입구에는 출입 통제선이 쳐진채 굳게 막혀 있었다. 마을 입구 옆에는 임시 초소가 설치됐고 군 관계자와 경찰들이 마스크를 쓴 채 외부인과 마을 주민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 중이었다.


보성군민의 갑작스런 확진자 발표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던 군에 적막감을 돌게 만들었다. 이웃 간의 왕래는 끊겼고 성당과 군 산림조합에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임시 폐쇄 됐다. 길을 다니는 일부 군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걸음을 재촉했다.


아이들과 학생들로 북적북적 해야하는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도 고요함만 흐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보성군은 확진자 발표이후 하루 만에 모든게 멈춰버린 것이다.


배현태 기자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차단선 인근에서 카메라 줌을 이용해 마을 사진을 찍었다. 그 외 기자들은 곳곳으로 찢어져 마을 상황에 대한 이야기, 보성읍민들의 인터뷰 등을 따내기 시작했다.


몇몇 기자는 가능하다면 마을 안으로 방호복을 입고라도 들어갈 수 있냐고 묻기도 했지만 신문사 차원에서 이를 용인하지 않았고 또 그럴 수도 없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전날 다소 춥게 잤던 조시영 기자가 이날 오후 들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콜록대는 소리를 전화기 너머로 들은 회사에서는 “혹시 메르스 아니냐”며 걱정했으나 “열도 없고 이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다”는 말에 다소 안심했다.


그렇게 적막한 보성 현장에서 몇시간째 마을을 살피고 있는 동안 광주에서는 박지현 사회부 기자가 전남대 병원 음압 병동 관계자 취재에 나섰다. 당장 쓸 것은 아니고 또 취재원 접근이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서면 질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 사건캡인 공국진 기자는 여수산단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행정에서는 전남도를 출입하는 홍성장 기자가 메르스 현황을 마치 시험공부 하듯 달달 외우고 있었다. 홍 기자는 몇 번 환자라고 물으면 어디서 왔고 누굴 만났으며 어떤 상황이다를 마치 구구단처럼 답할 정도였다. 그렇게 전쟁같던 메르스 확진자 취재가 끝난 밤, 9시를 넘겨 퇴근한 기자들은 신문사 앞 식당에서 이건상 편집국장과 함께 간소하게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묵직한 침묵들이 자리할 뿐, 별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저 식사 중에 한 선배가 “모두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그래야 취재도 하지”라는 말에 공감하기만 했다.


다음날, 이들은 또 다시 찢어져 보성으로 여수로, 전남대병원으로 메르스 관련 취재를 시작했다. 전남일보의 신문은 그렇게 또 하루 만들어지고 있었다.


- 노병하 편집위원(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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