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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들고 유적지 생생히 전달”-KBS순천방송국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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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1-01-20 15:40
  • 조회수 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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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들고 유적지 생생히 전달


KBS순천방송국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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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년 전 김해정 기자가 아들 김은준군과 함께

임시정부 기행차 중국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10개 도시를 여행하는 모습.

 

역덕 아들과 역알못 엄마, 역사 여행을 떠나다

내 아들은 역사를 사랑하는 이른바 역덕(역사 덕후)이다. 아들 덕분에 우리 가족은 여행 가면 역사적인 장소를 방문한다. 순천에 가면 왜성에 올라야 하고, 무등산장길을 넘어 백숙 먹으러 갈 때도 충장사를 들러야만 한다.

2년 전 가을.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선생이 여수 시립도서관에서 강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과 함께 무작정 여수로 떠났다. 수십 번 읽어 다 해진 책에 박시백 작가의 사인을 받아주고 싶어서였다.

만남은 대성공이었다. 박 작가로부터 익선관을 쓴 아들을 그린 사인을 받았다.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잠깐만을 반복해 온 바쁜 엄마의 죄책감을 한 꺼풀 덜어내는 듯 했다. 뿌듯함도 잠시 아들의 질문에 난 또 다시 잠깐만을 뱉어야 했다. “엄마, 여순사건이 뭐야?” ~ 강연장 가는 길 가로수에 붙어 있던 현수막을 봤나 보다. 나의 무식이 탄로 나기 전 난 또 잠깐만을 외치고 열심히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도저히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나도 잘 모르니) 여행 찬스를 쓰기로 했다. 재빠르게 여수시 홈페이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핫한(?) 카페는 자세히도 소개돼 있는데, 관광지도 어디서도 여순사건 유적지를 찾을 수 없었다. 시청에 전화했다. 당직자도 내 질문을 받고 잠깐만요라고 말하더니, 돌아온 답은 모르겠는데요였다. 그리고 여순사건을 설명해주는 해설사는 시에는 없는데요라고 못 박았다.

기사를 검색해 겨우 겨우 찾아간 곳은 여순사건 위령비였다. 내비게이션에 정확한 위치도 나와 있지 않아 만성리 해수욕장과 마래터널을 2번이나 오고 간 뒤에야 위령비를 찾을 수 있었다. 여수시가 제작한 관광지도에는 이미 각종 인스타그램에 화려하게 도배돼 주소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 식당과 카페, 일명 핫플의 위치는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그런데 여순사건 유적지는 찾을 수 없었다. 여순사건은 여수 밤바다가 화려해질수록 짙어지는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비대면으로 주선한 만남 여순사건

이듬해 순천국으로 발령 났다. 내가 맡은 문화사업 가운데 하나가 여순사건 역사탐방이었다. 준비하면서 공부할 참이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다. 40~50명씩 함께 하는 여행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던 만큼 문화 사업을 그냥 접어야했다.

그때 아들과의 여수 여행이 생각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싶었다. 불과 몇 십 명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유적지를 둘러보고 알 수 있는 역사 여행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랜선역사여행 여순 그리고 4·3’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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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머리에 총을 겨누게 한 국가폭력

제주 4·3과 여순사건을 사상의 프레임에 가두려는 자들이 많다. 여순사건 때 선포된 위헌적인 계엄령. 여순사건 이후 만들어진 국가보안법. 계엄령과 국보법에 반한다며 낙인 찍혀 스러저간 억울한 영혼이 어디 한 둘인가. 제주 4·3과 여순사건의 희생자들은 국가폭력에 의해 스러진 영혼들이었다. 여순사건은 국가폭력임을 명확히 해 줄 출연자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서승이었다. 재일교포 학원 간첩단으로 몰려 19년 간 옥살이해야 했던 국가폭력의 산 증인인 서승 교수는 방송에 출연한 적이 없었다. 역사교사보다 역사를 더 공부하는 김태빈 문학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랜선 역사 기행의 출연자가 완성됐다.

 

콘텐츠 제작 목표는 하나였다. 스마트폰만 들고서도 유적지를 찾아가 들을 수 있는 생생한 해설이었다. 여순사건을 알리기 위해서는 해방정국 분단된 조국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때문에 여순사건은 단순히 교과서에 기술된 몇 단락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다. 아름다운 두 도시 제주와 여수를 들를 땐 너튜브에서 랜선역사기행 여순 그리고 4·3’을 검색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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