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여름휴가 이야기] “즐거운 여름 바캉스=운전대와 나는 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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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9-09-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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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여름휴가 이야기
“즐거운 여름 바캉스=운전대와 나는 한 몸”
승용차로 강원도·서울 등 투어… 운전 거리 1500여km
기름통 들고 찾아와주신 보험기사분은 나에게 ‘강다니엘’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길에서 아내와 찰칵.
아내와 같이 루지체험
일찍이 ‘와이프님’께서 말했다. 휴가는 무조건 멀리 나가야 한다고.
그래서 아내는 ‘1년에 딱 한 번 있는 기회니 광주·전남을 벗어나야겠다’며 일찍이 여행계획을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보낸 작년 휴가에는 겨울에도 따뜻한 제주도로 떠나 제대로 무더위를 맛봤기에 올해에는 비교적 시원한(?) 강원도로 떠났다.
이번 휴가지를 강원도로 결정한 것은 가본 적 없는 ‘핫플’ 오션월드에 가서 놀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는, 즉 ‘휴양’이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으면서부터 ‘고생길’이 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첫날부터였다.
여름 방학을 맞은 처형네 조카 2명을 어르고 달래며 4시간 가량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무렵, 휴가 첫날부터 아내의 마음이 바뀌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처형과 처제가 쇼핑하러 경기도 여주에 있는 아울렛을 간다고 하니, 자기도 평소 사고 싶었던 구두를 보러가고 싶으시다고 하신다. (네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운전대를 고쳐 잡으며 내심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헛된 꿈이었다. 도착한 쇼핑몰은 야외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늘막도 거의 없었다. 정말이지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더욱이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나와 달리 아내에게 이곳은 ‘신세계’였다. 넓고 다양한 브랜드 매장과 당일 30만원 이상 구매 시 VIP등급 부여 이벤트 등에 아내는 정말 행복해했다. 나를 포함한 몇 명만 빼고.
결국, 하루 일정을 쇼핑으로 마무리하고 나서야 홍천에 있는 처제네 집에 도착해 짐을 풀 수 있었다.
이튿날부터는 본격적인 휴가를 보냈다. 오션월드, 루지체험, 비발디파크 실내 놀이시설 등에서 시간을 보내며 제대로 된 여름 휴가를 보냈다.
오션월드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를 타려면 최소 2시간 3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 절정’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린 인파들로 곳곳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그래도 대명리조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처제 가족의 도움으로 불편함 없이 휴가를 즐겼다.
하지만 며칠 뒤 대학 복학을 앞둔 처남이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우리와 합류한 뒤부터는 나는 자연스레 운전대와 ‘하나’가 됐다.
‘맛집을 가자’는 말에 홍천에서 100여km를 달려 속초시 아바이마을에서 점심을 먹었고, 바다가 보이는 한 카페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가 무섭게 ‘북한 땅을 보고 싶다’는 말에 고성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운전대를 잡았다. 다시 홍천으로 돌아오는 것은 보너스다.
강원도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그래도 순탄하게 휴가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될 무렵에 문제가 터졌다.
고양 스타필드에 도착해 주유할 생각이었으나 저렴한 주유소를 찾다가 결국 차에 기름 넣을 타이밍을 놓쳐 버린 것.
주유 경고램프가 켜져 운전하는 내내 긴장, 기름 아끼려 에어컨을 끈 탓에 땀은 줄줄, 앞뒤로 밀려드는 차들에 옴짝달싹 못 해.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순간이었다. 후에 기름통을 들고 찾아온 보험 기사분은 ‘강다니엘’ 인줄.
다행히 주유를 마친 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투어로 휴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광주에는 다음날 새벽 3시에 도착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조카들이 고속도로를 향하기 직전 ‘화장실을 가야 한다’며 바지를 움켜잡았고, 가까스로 인근 주유소 화장실을 발견해 일을 해결했다.
6일간의 휴가를 마친 뒤 내가 운전한 거리를 계산해보니 1530km가 조금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1478km)와 벨기에(1446km)의 총 국경의 거리보다 멀리 떠난 셈이다.
이 정도면 아내가 생각하는 휴가에 ‘충분히’ 충족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임영진 광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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