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두려움·설렘·기대…곳곳에 돌발변수, 한치 앞도 안보이더라 > 지회소식

본문 바로가기

지회소식

걱정·두려움·설렘·기대…곳곳에 돌발변수, 한치 앞도 안보이더라

게시글 작성정보

profile_image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4-03-14 20:23
  • 조회수 6,192
  • 댓글수 1

게시글 본문



 광주FC 일본 전지훈련 취재는 나의 첫 번째 해외출장이자 처음으로 한국땅을 벗어나는 계기였다. 해외출장은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특히 풀 기자로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
 여러 마음을 가슴에 안고 2월11일 새벽, 짐을 꾸려 광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해외 취재를 간다는 소리에 주위 선배들은 기사에 대한 조언보다는 면세점에 대한 조언을 더 많이 해줬다. 
 ‘그곳에 가면 눈이 뒤집힐 것’이라는 등의 말들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길게 쇼핑하는 것을 싫어했던 터라 ‘뭐 그 정도까지…’라는 생각으로 면세점에 입성했다. 그런데, 내 눈이 뒤집히는 데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일행과 흩어져 쇼핑을 하던 나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힐 만큼 열심히 쇼핑을 했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친 뒤 드디어 일본땅을 밟았다. 방사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숨 쉬는 데도 조심히 했던 것같다.
 현지 도착 후 2-3시간에 걸쳐 차로 이동한 뒤에야 숙소에 도착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다 돼서야 도착해 곧바로 짐만 풀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둘째 날은 본격적인 취재가 이뤄졌다. 이날은 골키퍼들을 취재하기로 했다. 올 시즌부터 브라질에서 새롭게 합류한 알베스 골키퍼 코치와 더불어 백민철, 류원우 등이 새로 영입되면서 뉴스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에 시간을 맞춰 운동장에 나갔다. 하지만 이미 선수들은 먼저 나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선수들은 알베스 코치의 ‘빡쎈’훈련에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는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편할 것이라는 내 생각을 뒤집었다. 쉴 새 없이 공을 받아내며 ‘이리 점프 저리 점프’ 보고 있는 내 옆구리가 욱신거릴 정도였다.
 선수들은 힘들어도 쉴 수만은 없었다. 새로 영입한 백전노장 백민철과 류원우, 기존의 제종현까지 3명이 주전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첫 번째 기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셋째 날, “올해 광주FC의 화두는 경쟁이다”라는 남기일 감독대행의 말대로 선수들은 훈련 내내 독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서로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들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것과 승격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모두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예전과는 달라진 것이다. 이날 기사는 말 그대로 ‘독기 품은 광주FC’였다.
 넷째 날, 일본 대학팀과 연습경기가 있는 날이다. 오전에 간단한 훈련을 마치고 오후 연습경기에 대비했다. 그런데 날씨가 흐려지더니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현지기온은 0도에서 3도 정도, 온몸이 비로 젖고 바람까지 부는 터라 체감온도는 영하였을 것이다. 쓰고 있던 우산은 다 찢어지고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어 경기를 지켜보기도 힘들었다. 이날은 정말 ‘아~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쨌든 기사는 마감해야하니 온몸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일을 마치고 하늘을 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이날까지만 해도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데 이 눈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눈싸움을 하며 한국에서도 잘 보지 못했던 눈을 만끽했다. 이렇게 대책 없이 논 것을 후회하는 데는 불과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예정됐던 15일. 천재지변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아침에 눈을 떠보니 전날 밤부터 내린 눈이 아침까지 이어졌고 일본은 온통 하얀색 눈으로 뒤덮였다. 무려 50년만의 폭설이었다. 내 나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갔는데 50년만의 폭설을 만난 것이다. 
 집으로 간다는 기쁨은 한 순간 무너졌다. 홍보팀 직원이 한국에 있는 관계자와 다방면으로 방안을 모색했지만 대책이 없었다. 15일 예정됐던 귀국은 17일로 미뤄졌다.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눈의 여파는 17일까지 이어졌다. 저녁 7시30분 비행기였던 우리는 2시간 거리를 미리 출발한다며 오후 2시쯤에 출발했다. 하지만 5시간 미리 출발한 것으로는 부족했다. ‘차가 기어간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고속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었고 우리는 결국 예약해 놓은 비행기를 놓쳤다. 당황한 우리는 일단 뛰었다. 마지막 비행기라도 어떻게 타 보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간발의 차로 마지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나의 첫 해외취재는 이렇게 끝났다. 되돌아보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도 남고, 여러 가지 변수들이 생기면서 당황도 하고 웃기도 했던 취재였던 것 같다. 
 이번 취재로 두 가지를 얻었다.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 코칭스태프 등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과 날씨의 중요성 말이다. 
 또 광주FC를 취재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 팀의 팬이 돼 버린 것 같다. 취재하면서 ‘올해는 뭔가 다르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선수들도 상당 부분 교체됐고 무엇보다 절실한 마음을 선수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팀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보다 뜨거운 전지훈련을 보낸 광주FC가 올 시즌 흥하길 기대한다.
<광주매일신문 기자>

첨부파일

1개
댓글 1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관련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