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정채경 광남일보 기자-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 ‘캠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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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3-07-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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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정채경 광남일보 기자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 ‘캠크닉’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I. 바로 내 얘기다. 기자가 된 뒤로는 한 사람과 깊게 알고 지내온 그간의 삶과는 달리 여러 분야의 사람을 두루 알고 지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판을 두드려 그날그날 지면을 메꾼 뒤 집에 가면 늘 진이 빠졌다. 파김치처럼 축 늘어져 오늘도 어김없이 해냈다는 성취감과 잘 버텼다는 안도감에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이 힘들면 내일의 에너지를 당겨쓰면서.
그러다 평소와 같은 어느 날, 엉망인 내가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턴가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일이 주는 자극에 취해있는 게 아닐까’, ‘나 잘살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그래서 한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다녔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망설이거나 생각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 그중 하나가 캠크닉이다.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캠핑은 챙길 짐이 많지만 캠크닉은 캠핑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즉흥적으로 떠나기 좋다. 멀리 가지 않고도 캠핑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
일단 의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휴대하기 편한 의자를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상 사진과 후기만으로는 선뜻 구매하기가 주저됐다. 대형마트도 가봤지만, 썩 마음에 드는 의자를 찾지 못했다. 보다 못한 지인이 같이 캠핑용품 전문점에 가보자고 했다. 전시된 모든 의자에 앉아봤다. 드디어 내게 맞는 의자를 찾았다. 넓고 긴 등받이를 4단으로 조절할 수 있고 접었을 때 그리 크지 않은 모션체어다.
품을 들여 산 의자는 차에 넣어 다니면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계획한 대로 주말에 근교로 나가 소풍 분위기를 제대로 내기도 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무작정 차를 몰고 가 의자를 펴기도 했다.
드라이브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 때 트렁크에서 쓱 꺼내 앉으면 의자 하나로 그게 어디든 특별한 장소가 되는 게 너무 좋았다. 가만히 풍경을 응시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현재 상태는 괜찮은지, 스스로를 이리저리 점검하는 시간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내게 캠크닉은 1년간 작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혼자만 즐기던 것을 함께할 사람도 생겼다. 다행히 그 사람도 좋아해 줘 같이 다니자고 경량체어를 선물했다. 그래서 요새는 음료를 두고 마실 수 있는 간이 테이블과 담요 등도 가지고 다닌다.
나를 위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위해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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