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멘토 - 김훈 작가, 작가 저널리즘의 등불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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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01-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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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멘토 - 김훈 작가
작가 저널리즘의 등불을 밝히다
저널리스트의 길은 고달픈 여정이다. 시대의 증언자, 관찰자로서 뉴스의 맥을 짚어내는 소임은 기본. 때로는 실체적 진실을 찾아 외로운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달콤한 성취감에 젖기도 하지만 쓰라린 패배감에 무너지기도 한다. 그렇게 절벽 같은 어둠에 낙담하고 절망에 몸부림칠 때 길잡이별 처럼 앞길을 밝혀주고 때론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놓는 존재가 바로 ‘멘토’라 할 수 있다.
‘내 마음의 멘토’는 일선기자들이 정신적 지주이자 멘토로 삼고 있는 역사적 인물이나 명인(名人), 언론계 선배를 소개하고 반추하는 공간이다.
언론밥을 먹은 지도 어느덧 십수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신문사와 방송국을 편력(遍歷)했으니 나름 언론사란 어떤 곳이라고 풍월을 읊을 정도의 경험은 한 셈이다.
깜냥도 안되는 풋내기 기자시절에는 취재현장이 전장(戰場)이나 다름 없었고 하루하루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언론사에 입문했지만 내가 맞닥뜨린 현실은 생각했던 것과는 괴리가 컸다. 말과 글을 다루는 언론의 생리상, 언어는 언론의 생명이라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 언어의 감옥에 갇혀버린 느낌이었다. 숲이라는 큰 그림은 보지 못한채 나무찾기에만 몰두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기계적이고 정형화된 글쓰기에 점차 지쳐갔고, 기자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갈 무렵 그와의 첫 조우(遭遇)가 이뤄졌다. 바로 신문기자 출신의 전업작가인 김훈이었다.
김훈은 현역 기자 시절부터 이미 글쟁이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 한국문학의 대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훈의 이력을 시시콜콜하게나열하는 것은 지면낭비일 뿐이다. 김훈을 나의 멘토로 꼽은데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저널리즘의 전범(典範)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준 인물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훈은 언젠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자의 본질은 ‘스파이’다. 남을 염탐하는 것이다. 저놈이 무슨 생각을 하나, 무슨 공작을 꾸미고 있나 염탐을 해서 쓰는 거다. 자신이 수집한 팩트들을 관리하고 팩트가 유용한지 아닌지, 남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해서 논리적으로 배열해서 전달하는 것이 (신문)기자다.”
기자라는 직업이 어떤 이들에게는 한낱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지금.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 김훈은 기자로서의 본본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현실적인 유혹에 눈멀어 기본을 망각할 때 기자로서의 정체성은 희미해진다. ‘기레기’(기자+쓰레기 신조어)로 상징되는 퇴행적인 대한민국 언론판에서 과연 ‘나는 기자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언론인은 몇이나 될까.
작가로 전향한 뒤에도 치열하게 역사와 시대정신을 탐구하고 있는 김훈. 김훈이 내뱉는 냉소어린 자조는 다시한번 우리들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이걸 잊지 말고 또다시 각자 핸드폰을 차고 거리고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 (김훈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 中)
-김종범 편집위원(광주불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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